[더팩트ㅣ장우성 기자] SNS 계정을 차단한 상대에게 멘션 기능으로 성적 수치심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20대 남성에게 유죄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기소된 20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23년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20대 여성 B 씨를 놓고 '성고문을 하자' '최대한 성희롱으로 타격을 주겠다'는 등의 글을 게시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말을 피해자에게 도달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B 씨는 엑스에서 A 씨와 논쟁하던 중 그의 계정을 차단했다. A 씨는 이후 자신의 계정에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발언을 올렸지만 B 씨가 차단한 상태라 게시글 알림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후 B 씨는 A 씨 계정에서 이 게시글을 발견해 보게 됐다.
1심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무죄로 뒤집었다. B 씨가 스스로 A 씨 계정을 검색해 게시글을 찾아 인식한 것이므로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메시지가 B 씨에게 도달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A 씨가 B 씨를 겨냥한 게시글을 트위터 계정에 멘션 기능을 활용해 올리면서 B 씨가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가 됐기 때문애 성폭력처벌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결론냈다. B 씨가 나중에 트위터 계정을 검색해 게시글을 보게됐다 하더라도 범죄 성립 후의 사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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