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기소' 김건희 남은 의혹 산더미…갈 길 먼 특검 수사


'양평고속도로 종점 특혜 의혹'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매관 매직' 등 인지 의혹 수사
'윤석열 인지했나' 개입 여부 규명 관건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정채영·이윤경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일부 혐의만 기소한 만큼 '집사 게이트' '매관매직' 등 산적한 남은 의혹을 수사해야 할 특검팀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29일 오전 자본시장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를 구속기소했다. 지난 2일 특검이 현판식을 열고 수사 개시한 지 59일 만이다.

특검의 공소장에는 김 여사의 명태균 공천개입(정치자금법),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3개 혐의가 적시됐다.

애초 특검법상의 수사 대상은 16개에 이른다. 여전히 수사 중인 의혹이 남아 있다.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은 양서면으로 확정된 종점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강서면으로 변경되면서 불거졌다.김 여사 일가와 가족회사는 강서면 일대에 대규모 토지를 갖고 있었다. 의혹의 중심에는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었던 원희룡 전 장관,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있다. 특검팀은 국토부 장관실, 김 의원의 국회 사무실, 양평군청, 용역업체 등의 압수수색을 마친 상태다. 김 여사 일가의 가족회사가 개발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양평공흥지구 개발 의혹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관저 의혹'도 수사가 한창이다. 대통령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사로 사용하기 위해 리모델링·증축을 진행하면서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업체가 공사를 맡았다는 내용이다. 감사원이 봐주기 감사를 했다는 의혹도 얽혀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이일준 회장, 이응근 전 대표를 특검 출범 1호로 구속기소했지만 이기훈 전 부회장은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 여사와의 연관성 수사는 아직 뚜렷한 진척이 나타나지 않고있다.

특검팀 출범 후 새롭게 발견된 의혹들도 적지않다. '집사 게이트'와 '매관 매직 의혹'이 대표적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설립한 IMS모빌리티로 들어간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투자금 148억원이 김 여사와 연관됐는지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와 별개로 김 씨를 일단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남세진(사법연수원 33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2025.07.09 사진공동취재단>

'매관 매직 의혹'은 김 여사가 고가의 장신구들을 받고 각종 청탁을 들어줬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각종 의혹들을 말한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서성빈 드론돔 대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이봉관 회장은 자신의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를 윤 정부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청탁했다는 내용의 자수서와 함께 6200만원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진품을 특검에 제출했다. 자수서에는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외에도 3000만원 상당의 '티파니' 브로치와 2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건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이 장신구들을 착용했다.

로봇 개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 서성빈 드론돔 대표에 대한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서 대표는 김 여사에게 5000만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선물했다. 시계를 선물한 시점은 서 대표가 대통령경호처와 3개월간 1800만원대 수의 계약을 체결한 시점과 맞물린다. 특검은 서 대표가 시계 선물을 대가로 사업상 수익을 취득했다고 본다. 서 대표는 김 여사가 자신에게 대통령실 홍보수석 자리를 제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귀금속을 건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여사의 일가 부동산 특혜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와 친필편지를 건넨 정황이 포착됐다.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금품 수수 과정에 윤 전 대통령이 개입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공소장에 윤 전 대통령을 공천개입 의혹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개입은 명 씨와의 전화 통화 등 여러 증거가 공개된 바 있으나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신분과 시기의 문제 등을 검토한 뒤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김건희 여사는 구속기소 후 입장문에서 "앞으로도 그 어떤 혐의에 관해서든 특검 조사에 성실하게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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