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중국산 원료'·'생고기 방치' 백종원 더본코리아 송치


농지법·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 인정
농약분무기는 처벌 조항 없어 불송치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

경찰이 농업진흥구역에서 외국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생고기를 상온에 방치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를 검찰에 넘겼다. 다만 농약분무기를 사용한 혐의는 법적 처벌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불송치했다. 백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예덕학원의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로 종결됐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경찰이 농업진흥구역에서 외국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생고기를 상온에 방치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 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다만 농약분무기를 사용한 혐의는 법적 처벌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불송치했다. 백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예덕학원의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로 종결됐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충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전날 농지법과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더본코리아 법인과 관계자, 백석공장 관계자를 송치했다.

더본코리아는 충남 예산군 백석공장에서 외국산 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백석공장이 있는 지역은 농업진흥구역으로 식품 가공·처리 시설을 지을 수 없다. 국내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하는 식품을 생산할 때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백석공장은 중국산 개량 메주 된장과 미국·캐나다·호주산 대두, 밀 등을 원료로 한 된장을 생산했다. 논란이 일자 더본코리아는 지난 6월 말 백석공장의 운영을 중단했다.

더본코리아는 농업진흥구역에 비닐하우스 2동을 설치한 뒤 본래 목적과 다른 창고로 이용한 혐의도 받는다. 농지법은 농지에 건축물을 짓고 정해진 용도와 다르게 사용하는 것을 제한한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2년 백석공장 인근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할 당시 농업용 고정식 온실로 사용하겠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원료나 농기자재 보관 창고로 사용해 행정기관으로부터 행정명령 사전통지를 받고 지난해 12월 비닐하우스를 철거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23년 11월 충남 홍성군에서 열린 바비큐 축제에서 상온에 노출된 상태로 돼지고기를 일반 트럭에 싣고 운송한 혐의도 있다.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르면 냉장 포장육의 경우 영하 2도에서 영상 10도, 냉동은 영하 18도 이하에서 보관 및 유통해야 한다.

다만 경찰은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는 법적 처벌 조항이 없어 불송치했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충남 예산군에서 열린 맥주축제에서 식품용 기구 및 용기로 쓸 수 없는 농약분무기와 금속제 검사를 받지 않은 바비큐 그릴 등을 사용한 혐의로 고발됐다. /서예원 기자

다만 경찰은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는 법적 처벌 조항이 없어 불송치했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는 충남 예산군에서 열린 맥주축제에서 식품용 기구 및 용기로 쓸 수 없는 농약분무기와 금속제 검사를 받지 않은 바비큐 그릴 등을 사용한 혐의로 고발됐다.

경찰은 농약분무기 등을 판매가 아닌 조리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처벌할 조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식품위생법 제9조는 식품 기구와 용기를 정해진 기준에 맞게 제조해야 하고 그 규격에 맞지 않을 경우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제조·수입·저장·운반·진열 등 영업에 사용하면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전기 회전 바비큐 조리기기를 수입해 사용한 의혹을 두고도 판매 목적이 아닌 단순 음식 조리에 사용한 것이기에 적용 가능한 법률이 없다며 불송치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농약분무기 의혹을 신고한 민원인은 "판매 목적뿐만 아니라 영업에 사용한 것도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며 식약처에 식품위생법 유권해석을 요구하는 민원을 접수했다.

경찰은 예덕학원의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로 사건을 종결했다. 예덕학원은 학교법인 소유 예산고등학교 급식소 일부를 산지로 등록된 땅에서 불법 운영했다며 고발당했다. 허가 없이 산지를 이용한 혐의의 공소시효는 불법 전용 행위 발생 시점으로부터 5년이다.

경찰은 그간 식품표시광고법·식품위생법·원산지표시법·축산물위생관리법·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백 대표, 더본코리아와 관련해 최소 18건을 수사해 왔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9건, 충남경찰청에서 9건 등이다.

앞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6월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더본코리아를 송치했다. 더본코리아는 '덮죽', '백종원의 백석된장', '한신포차 낙지볶음' 등 일부 제품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며 "조사받은 사안에 대해 모두 개선 조치를 완료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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