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을 정치권에 최초 제보했다고 주장하는 전직 해병 이관형 씨가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고발장을 냈다.
이관형 씨는 25일 오전 이명현 특검과 추미애 의원을 공무상비밀누설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앞서 추미애 의원실은 지난 21일 '멋진해병' 단체대화방 멤버이자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호종 씨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특검이 지난달 확보했다며 언론을 통해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달 12일과 24일 이 씨를 비롯한 참고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휴대전화, 노트북, USB 등 디지털 저장매체를 확보했다. 이후 확보한 압수물 중 카카오톡 대화, 음성 녹취, 사진, 진술조서 등을 추 의원에게 전달했고, 추 의원은 수사기밀을 특정 언론사에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언론사의 기사 2건과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증거자료로 함께 제출했다.
이 씨는 고발장을 낸 뒤 "포렌식 증거물, 진술조서 등 전례 없는 수사기밀 유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정당한 국회의원 자료요구권이라고 변명한다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수사 중인 사안의 수사 기밀이 제공된 전례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순직한 해병대원 채 상병 사건 관련 윤석열 정부의 공수처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 등을 수사한다
사건을 초동수사한 해병대수사단은 같은해 8월 임 전 사단장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곧바로 자료를 경찰에게서 회수하고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배당했고, 조사본부는 재수사를 통해 임 전 단장을 제외한 대대장 2명만 경찰에 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개입해 임 전 사단장이 피의자에서 제외됐다는 구명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대통령 부부를 뜻하는 'VIP'를 언급하며 임 전 사단장을 구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가 언론에 공개됐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 등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참여자들이 구명로비에 나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씨는 구명로비 의혹을 더불어민주당에 최초로 제보했다가 입장을 바꾼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제보 내용이 왜곡됐다며 지난 6월 특검 사무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했으나 사전에 약속되지 않아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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