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정채영 기자] 공천개입·청탁 의혹 등을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피의자 조사에 출석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전 씨는 18일 오전 9시52분께 특검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씨는 '통일교 측에서 받은 선물 김 여사 측에 전달했는지', '김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 청탁을 전달한 사실이 있는지', '명품백과 목걸이는 지금 어디있는지', '2022년 재보궐선거 때 친윤계 의원들 공천 청탁한 사실 있는지' 등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건물로 들어섰다.
이날 조사는 전 씨가 특검팀에 출석해 받는 첫 조사다. 특검팀은 전 씨를 상대로 금품 등이 오간 경위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전 씨는 지난 2022년 4~8월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서 김 여사 선물용 6000만원대 명품 목걸이, 샤넬백 2개, 천수삼농축차 등을 받고 통일교 측의 현안을 김 여사에게 청탁하려던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당시 통일교 측의 현안으로는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YTN 인수 등이 거론됐다.
사건이 이첩되기 전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윤 씨는 전 씨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을 인정했으나 전 씨는 "목걸이를 잃어버렸고 김 여사에게 전달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도비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고 정치권에 공천과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전 씨의 법당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엔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박현국 경북 봉화군수, 박남서 전 영주시장, 오을섭 전 국민의힘 대선 네트워크본부장 등도 포함됐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지난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권성동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신도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당원 가입을 추진했다는 정황도 포착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통일교 측이 전 씨와 권 전 의원 등을 매개로 부정하게 현안 청탁을 한 것은 아닌지 들여다 보고 있다.
지난 13일 전산 자료 제출 협조 차원에서 국민의힘 당사에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완강한 거부로 무산됐다. 특검팀은 당과 자료 제출 방식 등을 협의하겠단 계획이다.
전 씨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018년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하며 공천을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 1억여원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본부장과 측근으로 알려진 이모 씨를 구속기소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윤 전 본부장은 청탁금지법 혐의를, 이 씨는 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