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특검 출범 이후 명 씨 대면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건희특검은 31일 오전 10시부터 명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0분께 특검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한 명 씨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개입 의혹을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특검 조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윤 의원은 줄곧 통화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2022년 5월9일 윤 전 대통령이 명 씨에게 전화로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명 씨는 "그분이 입장을 바꾼 건 저랑 의논해서 바꾼 건 아니지 않겠냐"면서도 "김영선 공천 관련해서 공관위원장이 진실을 가장 잘 알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고 장제원 의원에게도 전화를 받았다는 윤 의원의 진술을 두고는 "윤 의원하고 모 호텔에 있을 때 권성동 의원하고 윤한홍 의원이 전화 온 거는 제가 들었다"고 했다.
'장 의원에 관해 아는 사실이 있는지' 묻는 말에는 "윤상현 의원하고 만났는데 권성동 의원, 윤한홍 의원이 전화 온 거 문자 온 걸 윤상현 의원이 옆에서 들려주고 보여줘서 그때 봤다"고 말했다.
다만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김상민이라는 사람을 본 적도 없다. 그 사람 전화번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명 씨는 이날 공익 제보자인 강혜경 씨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명 씨의 황금폰에 김 여사와 통화녹음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강 씨는 김 여사가 명씨에게 전화해 '오빠 전화 왔죠? 잘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육성 녹음을 들었고 그 '오빠'는 윤 전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한 바 있다.
명 씨는 "녹음이 황금폰에도 없는데 어떻게 된 거냐"며 "강혜경 씨가 국민을 농단한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도 모르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공천개입 의혹은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질적 운영자로 의심되는 명 씨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81차례에 걸쳐 3억 75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실시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공하고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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