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주가를 부양한 혐의를 받는 삼부토건 일부 경영진이 18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도망할 염려과 증거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다만 조성옥 전 회장을 두고는 "사기적 부정 거래 범행에 대한 구체적인 역할 및 가담 내용, 그 실행 행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이로 인해 피의자에게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심문에 나타나지 않은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의 구속 여부는 판단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도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홍주 특검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변호인도 소재를 모른다고 얘기했다"며 "만약 교통사고나 급박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법원에 알렸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점을 미뤄 도주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전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차례로 진행됐다. 이 회장은 3시간 여만의 심사를 마친뒤 법원에서 나와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이득을 보거나 관여한 것은 없다"고 주장헸다.
같은날 오후 2시10분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이 부회장은 법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3시30분엔 조 전 회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다. 심문을 마친 조 전 회장은 법원에서 나와 "(심문에서) 아는대로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5시에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이 전 대표는 심문을 마치고 나온 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역량이 있었는지' 등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이들은 김 여사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직접 참여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등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들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 14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전·현직 경영진과 실질사주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출범 이후 첫 구속영장 청구다.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이 369억원으로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조 전 회장 측은 200억원, 이 회장 측은 170억원 가량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특검팀은 주가 부양 과정에서 김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이 연루됐는지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당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걸로 알려진 이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2023년 5월 온라인 단체방에서 "삼부 체크"라고 언급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단체방은 '멋진 해병'이라는 이름의 단톡방으로 채상병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을 사주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들이 참여했다.
삼부토건이 언급된 시기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 사업을 논의하던 때였고,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한 후 1000원대였던 삼부토건의 주가는 같은 해 7월 5500원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