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이윤경 기자] 17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3시간여 만에 끝났다.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도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 회장은 3시간여 만의 심사를 마친 뒤 오후 1시30께 법원에서 나와 서울구치소에 대기하고 있다.
특검팀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 등에 참여했던 한문혁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을 비롯한 4명이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2시10분엔 이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됐다. 다만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기훈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도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특검보는 "변호인만 출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근데 변호인도 소재를 모른다고 얘기한다"며 "만약 교통사고나 급박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법원에 알렸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점을 미뤄봐서 도주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기훈이 출석하지 않은 것에 대한 판단은 법원에서 할 것"이라며 "보통은 출석하지 않은 경우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증거 인멸 대비책에 대한 질문엔 "그런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기는 한다"면서도 "증거 인멸을 하게 된다면 본인에게도 매우 불리한 자료가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후 3시30분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5시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가 차례로 예정됐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이나 18일 새벽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지난 14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가담한 혐의를 받전·현직 경영진과 실질사주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출범 이후 첫 구속영장 청구다.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이 369억원으로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조 전 회장 측은 200억원, 이 회장 측은 170억원 가량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0일 특검팀의 조사에 출석하면서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 경위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회사를 위해 대표가 추진한 거로 안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초청 경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김 여사를 아는지' 등의 질문에는 "잘 모른다", "연관이 없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특검팀은 이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주가를 부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