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의 첫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4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현판식을 열고 본격 수사를 개시한 뒤 첫 번째 조사였다.
정민영 특검보는 기자들과 만나 "업무상 과실치사 관련 질문은 상당 부분 진술을 거부했고, '구명로비'와 수사외압 의혹은 선택적으로 진술했다"며 "본인이 6시까지만 (조사가) 가능하다고 해서 일단 오늘은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임 전 사단장은 오후 5시 34분 피의자 신문을 마치고 조서 열람을 거쳐 6시 6분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는 오후 6시 8분 서초동 특검 사무실 밖으로 나와 "그동안 수 천 쪽의 참고자료를 제출 많이 했고, (수사기관· 청문회 등에서) 진술이나 여러가지 증언을 많이 했기때문에 그것으로도 충분하다"며 "제가 혐의를 검증해야 되는게 아니고 검사가 수사관이 증거와 법리를 가지고 혐의를 증명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 스스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구명로비 한 것이 없고, 그분들(김건희 여사 등)의 어떤 활동이 있었는지는 제가 알 수 없는 영역이라 답변드릴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박정훈 대령 항명 사건의 항소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인 것을 놓고는 "특검법에 박 대령 사건은 포함돼있지 않다"며 "항소 취하는 2심 (시작) 전에 하는 건데 개인적으로 (특검법에서) 많이 확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게서 재판기록 등을 넘겨받았다.
이날 조사는 김성원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총괄해 채 상병 사망 사건을 담당하는 1팀이 진행했다. 대구지검에서 채 상병 사건 주임검사를 맡았던 임상규 검사가 피의자 신문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추후 임 전 사단장과 협의를 거쳐 2차 조사 일정을 정할 방침이다. 임 전 사단장은 "언제든지 최우선적으로 소환조사에 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순직한 해병대원 채 상병 사건 관련 윤석열 정부의 공수처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 등 8개 혐의를 수사한다. 수사 기간은 최대 140일이다.
수사대상 중 하나인 '구명로비 의혹'은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이 피의자에서 제외되도록 청탁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이첩 보류를 돌연 지시했으며, 이는 'VIP 격노설'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VIP 격노설은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임성근 전)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크게 화를 냈다는 의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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