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해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어린이용 제품 직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여름철을 맞아 실시한 안전성 검사 결과 절반이 넘는 제품에서 국내 기준을 초과한 유해물질이 나왔다.
28일 시에 따르면, 테무·쉬인·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유통 중인 어린이용 상의, 하의, 신발 등 24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14개 제품에서 납과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거나 pH·물리적 안전기준을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가장 심각한 오염은 어린이용 신발에서 확인됐다. 4개 제품이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이 중 1개 제품은 깔창의 pH 수치가 기준치(4.0~7.5)를 크게 벗어난 8.9로 측정됐다. 또 다른 제품은 신발끈과 깔창 등 4개 부위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0.1% 이하)의 최대 33배나 검출됐고, 깔창에서는 납이 기준치(90mg/kg 이하)를 1.3배 초과하는 등 중복 오염도 있었다.
또 다른 제품의 가죽 코팅 부위에서는 납이 기준치의 약 25배 초과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의 경우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가능물질(2B등급)'로 분류하고 있다.
납은 생식기능 저하와 뇌 발달 지연, 학습·행동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특히 성장기 어린이에게 매우 위험하다.
어린이용 상의 4개 제품도 모두 pH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한 제품에서는 장식용 직물에서 노닐페놀이 기준치(100mg/kg 이하)를 초과해 검출됐다. 노닐페놀 역시 내분비계 장애 유발 물질로, 성조숙증이나 불임 등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린이용 하의는 6개 제품에서 국내 기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중 5개 제품은 허리끈 길이, 고정루프 등 물리적 기준을 초과해 안전사고 위험이 있었고, 1개 제품에서는 금속단추에서 카드뮴이 기준치(75mg/kg 이하)의 1.67배 검출됐다. 카드뮴은 간·신장에 축적되는 발암물질로, 호흡기와 신경계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나머지 1개 제품은 바지 몸판의 pH가 8.0으로 나타나며 국내 기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는 이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에 대해 각 온라인 플랫폼에 판매 중단을 요청하고, 소비자에게 해외직구 어린이 제품 구매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오는 6월에는 장마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어린이용 우산, 우비, 장화 등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