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 간호사, 고도 전문성 요구…간협이 교육 총괄해야"


간협,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안' 비판

대한간호협회(간협)는 19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 중인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이동하는 모습. / 뉴시스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대한간호협회(간협)는 19일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관련 교육을 의료기관이 아닌 간호 실무와 교육에 전문성을 가진 간협이 총괄해야 한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진료지원업무는 단순한 의사업무 보조가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임상 상황에 즉각 대응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인데, 정부 추진안에는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전담 간호사)의 교육과 자격체계에 전문성과 현장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간협은 현장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 제도 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전담 간호사는 그동안 의료기관의 지시에 따라 수술 보조, 입원환자 처치 등 의사의 의료 행위를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사실상 무면허 의료행위를 해 온 전담 간호사는 지난해 8월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양성화됐다. 향후 진료지원업무 규칙안을 통해 전담 간호사 교육기관 지정, 운영 체계, 업무 범위 등을 구체화하는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간협은 이날 서울 중구 간협회관에서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이대로는 안 된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규칙안은 전담간호사 교육기관을 의사대표 단체를 포함한 공급자 단체, 의료기관 등 광범위하게 펼쳐주고 각자 마련해 정부에 신청하면 각각 알아서 교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전담 간호사)의 전문성과 현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담 간호사 교육 실태를 보면 다수 병원에서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선임 전담 간호사가 신입 전담 간호사에 단순히 경험을 전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간협은 현재 진료지원업무를 수행 중인 간호사 수는 4만여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간협이 전담 간호사 21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담 간호사 교육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63%가 '그렇다', 37%가 '아니다'고 답했다. 병원 내 교육 지침이 있느냐에 대해서도 '없다'는 답이 과반(52%)이었다. 교육 제공자는 간호사 48%, 의사와 간호사 팀 체제 36%, 의사 16% 순이었다. 교육 방법으로도 60%가 원내 일대일 도제식, 22%가 세미나나 학회 참석, 18%가 간협을 통한 강의와 실습을 꼽았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19일 서울 중구 간협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등 선진 외국 사례처럼 간협이 교육기관 지정·관리와 자격기준 설정의 컨트롤타워가 되는 돼야 한다며 환자 안전과 간호사 권리 보장을 위한 기본 조건이라고 말했다. /조채원 기자

최훈화 간협 정책전문위원은 "간협,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300 병상 이상 종합병원 전문 간호사 교육기관, 공공보건 의료 지원센터 복지부 장관이 일정한 기관 또는 단체 등 각각의 교육방법으로 전국의 전담 간호사들을 교육하겠다는 게 정부 정책 방향"이라며 "정부가 교육기관에서 신청을 받아 승인하고, 승인받은 교육 기관이 각자 교육하는 것을 교육·교육 기관 관리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른 기관은 교육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간협이 전담 간호사 제도화를 위한 교육 체계를 정립하고 제대로 교육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간호연수교육원을 통해 전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보수교육 평가와 자격시험 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담 간호사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고, 타 기관 교육을 가장 명확하고 공정하게 심사할 수 있는 대표 단체가 간협"이라는 설명이다.

간협에 따르면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분야별 간호사 업무 교육과 자격체계 관리를 간호사 단체가 맡고 있다. 최 전문위원은 "미국 간호협회에서 미국 간호사 자격 인증센터에서 40개 이상의, 캐나다 간호협회에서는 20개 분야별 교육과 자격 제도를 총괄한다"며 "일본도 간호연수학교에서 19개 분야별 교육 및 자격제도를 총괄하고, 타 교육기관의 심사·승인·관리·운영 등 감독기능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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