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이다빈·송호영·오승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지 나흘째인 11일 대학가에서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대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 석방 결정을 내린 법원과 검찰을 규탄했다.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교내 순헌관 광장에서 '내란종식 가로막는 사법부 규탄 숙명여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재학생 8명은 '대학생의 힘으로 민주주의 지켜내자'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이번 사법부의 법 왜곡과 검찰의 동조는 그 자체로 2차 내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원은 윤석열 측이 주장한 모든 사유를 받아들였고 검찰은 모의라도 한 듯 아무런 불복도 하지 않고 윤석열을 풀어줬다"며 "대통령이라는 권력자 앞에서 법을 언제든지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민주주의 핵심 가치인 평등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홍익대 학생들도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교내 정문 앞에서 '구속취소 항고포기 사법부와 검찰을 규탄한다'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익대 재학생 6명은 '구속취소 사법부를 규탄한다', '항고포기 검찰을 규탄한다',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로 내란수괴 탄핵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그러면서 "법원의 결정은 윤석열을 석방시키라는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하게 한다"며 "검찰은 구속 기소와 관련해 발생한 문제에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이긴커녕 앞장서 윤석열을 석방시켰다. 이는 윤석열을 제대로 처벌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경희대 학생과 교수 등 200여명도 오전 서울 동대문구 교내 정문 앞에서 2차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즉각 파면하라', '민주주의 위협하는 극우세력 규탄한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경희대생 성모 씨는 "법원은 판례가지 깨가며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며 "학생들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 내란 옹호 세력이 처벌받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에서도 학생과 교수, 직원, 동문 등이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는 공동 시국선언'에 나섰다. 이들은 서울 관악구 교내 행정관 앞에서 "헌법재판소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윤석열이 일으킨 내란 행위는 대학 자치와 학문의 자유까지 짓밟고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서울대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대학 당국과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이들의 내란 옹호 선동을 분쇄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을 향해서는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더이상 사회에 존재할 필요는 없다"며 "검찰은 국민을 두려워하라"고 경고했다.
반면 이날 오후엔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대학생 단체 '자유대학'의 '제2차 전국 대학생 국회 기자회견'도 열린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되는 기자회견에는 서강대오 경희대, 중앙대, 한국외대, 건국대 학생들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