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세훈 시장의 규제개혁과 성장 등 경제를 화두로 한 대권 행보를 지지하는 등 힘을 실어줬다.
오세훈 시장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 청계재단을 찾아 이 전 대통령과 약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날 만남은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 중심 성장 지향형 규제 개혁’ 포럼 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두 사람은 경기 침체 시기에 규제개혁을 바탕으로 국가 성장 동력을 키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 전 대통령은 이달 중순 출간 예정인 오 시장의 책 '다시 성장이다'를 언급하며 "제목을 잘 썼다"며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게 성장인데, 의제를 잘 잡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지금 전부 어려워, 성장이 멈추다시피 했다"라며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성장을 하려면 규제개혁을 해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가 지나고, AI(인공지능) 시대가 오는데 규제가 너무 많고 정치는 아날로그"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개혁 없이 성장이 되지 않는데, 정치가 그걸 해야 한다"라며 "내가 보니 서울시장이 할 얘기를 넘어선 얘기를 했다"고 오 시장을 격려했다.
이에 오 시장은 "주제넘게 그랬다"며 웃어 보이면서도, "트럼프 선거 캠페인 때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로 'KOGA''(KOrea Growth Again·다시 성장하는 대한민국)라고 제가 재미있게 지었다"라고 소개했다.
또 오 시장은 "오늘 아침에 서비스정부론을 내놨는데, 정부는 기업들이 어려운 것을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주 임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며 "스타트업이 스케일업(성장기업)하고 유니콘기업과 대기업으로 가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과 난관을 돌파해야 하는데, 서비스 정부가 되면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오 시장이 서울시장 경험이 많다"라며 "서울시가 국가 기능을 거의 모두 갖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수행하고 있다"라며 덕담을 건넸다.
이어진 비공개 대화에서 두 사람은 조기 대선 가능성 등을 비롯해 정국 현안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 전 대통령께서 '나라의 위상을 올리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라는 말씀을 주셨다"라며 "국제사회의 복잡한 난관 속에서 많은 걱정을 하시면서, 대한민국이 조속하게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 한덕수 총리가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