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헌법재판소 건물 도면을 공유하고 사전 답사를 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한복을 입고 관광객인 척하자'며 구체적 범행 계획까지 공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서부지법 폭동에 이어 헌재 폭동을 모의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한복 입고 관광객인 척하면 헌재에 진입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온라인 게시글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게시글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전날 X(옛 트위터)에는 "경찰이 헌재 방향을 못 지나가게 막으니 한복집 간다고 보여주기 위해 예약했다"며 "한복을 입고 관광객처럼 보이면 (경찰이) 터치를 안 한다. 난 관광객 콘셉트"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헌재 인근에 위치한 한복대여점 상호명이 적힌 지도와 예약 인증 사진도 포함됐다. 한복대여점은 헌재 정문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신고가 접수돼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어떤 법률을 적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미정갤)에는 헌재 폭동 모의 정황이 담긴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미정갤에는 "헌재 주변을 탐색하고 왔다", "헌재는 주변 담벼락도 낮고 마음만 먹으면 넘어가기 쉬울 것 같다" 등 글과 함께 헌재 안팎 곳곳의 사진이 게시됐다.
한 작성자는 헌재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내부 구조를 알 수 있는 평면도를 공유했다. 사다리나 야구방망이, 헬멧 등을 준비했다는 글도 있었다.
경찰은 관련 게시글 20건을 특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영등포경찰서에서 15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5건을 확인해 협박 등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헌재 평면도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일부 댓글 게시자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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