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68% "AI기반 채용보다 기존 채용 선호"…이유는?


노동연구원, '인공지능 채용 가이드라인(안) 개발' 보고서

구직자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채용이 기존 채용보다 더 공정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기존 채용 과정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DB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구직자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채용이 기존 채용보다 더 공정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기존 채용 과정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노동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인공지능 채용 가이드라인 개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20~39세 구직자 1055명을 대상으로 7월30일~8월 9일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존 채용 과정 더 선호'가 67.7%로 '인공지능 기반 채용 더 선호'(32.3%)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더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채용 방식은 '인공지능'이 53.9%로 '기존 채용 과정' 46.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인공지능 기반 채용이 더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인간의 선입견·편견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 57.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간의 과정상 실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 18.2%, ‘알고리즘이라는 규칙을 파악하면 그것에 대응할 수 있어서' 14.4%, '평가지표를 정량화해 공정한 비교가 이뤄져' 6.7%, '지원서를 익명화하는 등 블라인드 채용이 가능하기 때문' 3.0%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실제 채용에서는 인공지능보다 기존 사람이 진행하는 채용과정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기존 채용 과정을 더 선호한다는 답변(67.7%)이 인공지능 기반 채용을 더 선호한다는 답변(32.3%)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보고서는 인공지능 기반 채용 과정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고 봤다.

기존 채용 과정을 더 선호한다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이 아닌 존재가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에 대한 불만'(30.9%), '인공지능이 주재하는 과정에 대한 불신'(28.8%), '새로운 과정을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22.8%) 순이었다.

인간이 아닌 기계가 사람을 평가하고 주요한 경력을 결정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는 인간 존엄성의 문제를 차치하고, 인공지능 기반 과정에 대한 불신은 그 과정의 판단 기준을 알 수 없다는 '불투명성'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인공지능 기반 채용 도입에 따라 겪을 어려움으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45.1%)가 가장 많았다. 이어 '관련 정보의 부족'(27.4%), '평가 방식을 잘 몰라서'(27.0%)를 꼽았다.

인공지능 채용 경험자 중 인공지능의 평가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인공지능의 평가 기준이 공개되지 않기 때'(40.3%)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

보고서는 인공지능 기반 채용 과정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산뢰 부족은 구직자의 알권리를, 구인기업의 고지·설명 의무를 권고해 해결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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