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의 주범 2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제6-2형사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모 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186만3000원 추징을 명령했다.

공갈 미수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김 모 씨도 1심과 같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공범 김 모 씨도 1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공갈미수방조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류 모 씨와 박 모 씨는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씨는 (나머지 네 명에게 마약음료를 나눠달라고 한 것은) 친구로서 한 부탁이라고 주장하지만 공범들에게 차례차례 범행을 지시한 모습은 친구로서 부탁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국내외 공범들과 중국에서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마약 음료'를 제조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중·고등학생 13명에게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마시게 한 혐의도 있다.

이들 일당은 음료를 마신 학생들 부모에게 전화해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려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씨는 지난 2022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한 뒤 중국에 머무르며 국내외 공범들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지난 7월 이 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를 표적으로 삼아 마약음료를 마시게 한 뒤 부모를 협박하려고 계획하고 실제 실행에 옮긴 범행"이라며 "미성년자를 영리도구로 이용한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에서 마약 음료 제조 혐의를 받는 또 다른 주범 길 모 씨는 올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8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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