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헌문란 목적 폭동"…'피의자 윤석열' 검·경 수사 조여온다


검찰 특수본, 김용현 구속영장 곧 청구
국수본 특별수사단, 피의자 휴대폰 확보
내란죄는 형사 불소추 특권 적용 안돼

검찰과 경찰이 경쟁적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확대하면서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을 조여가고 있다. /대통령실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검찰과 경찰이 경쟁적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확대하면서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을 포위해가고 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 청구 초읽기에 들어갔다.

수사기관은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면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특수본은 이르면 9일 안에 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수본은 계엄에 관여한 군 관계자 조사도 착수했다. 이날 계엄사령부 부사령관을 맡은 정진팔 합동참모차장(중장)과 국회에 진입했던 이상현 1공수여단장(준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일으킨 폭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을 단순 피고발인이 아니라 내란와 직권남용 혐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한 것이다.

검찰이 계엄 사태의 핵심인 김용현 전 장관의 신체를 확보했다면 경찰은 자료 확보에서 앞서가고 있다.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김 전 장관의 자택, 공관, 국방부 집무실을 압수수색해 휴대폰과 PC, 노트북 19점을 확보했다.

검찰이 압수한 김 전 장관의 휴대폰은 계엄 후 교체한 기기로 나타났다. 경찰이 확보한 휴대폰이 계엄 당시 사용하던 것인지는 확인 중이다.

경찰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복현태 국회 경비대장, 김준영 경기남부청장의 휴대폰도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해놓은 상태다.

박세현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2.08. /뉴시스

검찰과 경찰은 경쟁적 수사 진행에 더해 피의자들의 증거 인멸 우려,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국민 여론, 야당의 압박과 특검 추진 등으로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수사가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는 조건이다. 머뭇거리다가는 성난 민심의 표적이 돼 조직의 존재가 위태로울 수 있다.

비상계엄을 사실상 총괄한 김 전 장관이 구속되고 압수물 분석이 진행될 수록 칼날은 곧바로 윤 대통령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내란죄는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

김 전 장관은 언론을 통해 이번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였다고 공언하는 등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범죄 혐의 소명은 힘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과 공관, 경호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시간 문제가 되고 있다. 검경의 경쟁적인 수사 속도를 볼 때 윤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과 인신 구속도 예상 밖으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수사기관의 윤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형사적 처분이 국가적 위기 상황을 벗어날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임기단축 개헌과 즉각 탄핵이라는 여야의 입장이 타협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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