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오승혁 기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이 6일 총파업을 선포하고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학교 급식과 돌봄 등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로, 차별 해소와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학비노조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총파업 대회를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노동자들은 분홍색 조끼를 입고 '윤석열 정권 퇴진'과 '집단 임금 교섭 승리'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이 참석하면서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 6개 차선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산업재해와 열악한 노동환경, 저임금 문제로 인력 충원이 쉽지 않고 이것이 부실급식 사태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에도 교육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불법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를 짓밟았다"고도 비판했다.
학교 비정규직에는 약 100개의 직종이 있다. 이들은 급식실과 돌봄교실, 상담실, 교육복지실, 운동장, 교실, 도서실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체 학교 교직원의 41%가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위한 묵념과 광주 5.18 운동 희생자를 기리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총파업 대회를 시작했다. 리다오 방송을 패러디해 참가자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틀었다. 가수 로제의 노래 '아파트'를 개사한 '학비가 좋아하는 임금인상 투쟁 스타트'라는 가사에 맞춰 율동을 추고 파도타기를 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총파업 대회를 마친 후에는 종각역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박정호 학비노조 정책국장은 "전국 각지에서 많은 노조원들이 단체로 버스를 타고 상경해서 모였다"며 "윤석열 정권 퇴진과 노조원들의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얘기하는 총파업 대회 중에 우리가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재현(40) 씨는 "울산에서 버스를 타고 노조원들끼리 함께 올라왔다"며 "윤석열 정권 퇴진과 집단 임금 교섭 등이 모두 이뤄져 전국의 학교에서 열심히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3만여 명이 운집하면서 시민들은 인근 건물 화장실 사용에 불편을 겪었다. 한 건물 화장실에서는 여성 참가자들이 남자 화장실에 줄지어 들어가다가 관리인과 승강이도 벌였다.
앞서 학비노조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지난 7월부터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집단 임금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학비노조는 지난달 6일 지도부 집단 삭발식, 18일 천막농성 돌입, 21일 지도부의 시도교육감총회 연좌 농성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