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확산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 충암고등학교가 학생 안전을 위해 당분간 교복을 입지 않도록 조치했다.
충암고는 6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2024년 12월9일부터 2025년 2월6일(2024학년도 종업식)까지 등교 복장을 임시적으로 자율화한다"고 공지했다.
충암고는 "최근 국가의 엄정한 상황과 관련해 본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등하교 중의 학생들이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충암고는 학생들에게 "외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이 발생하면 침착하게 대응하라"며 "상대의 행위가 과도한 경우 지체 없이 학교 또는 경찰서로 알리는 한편, 휴대전화 등으로 상황을 기록하라"고 권고했다.
충암고 관계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언급을 하는 시민들이 있었다는 학생들의 호소가 있었다"고 전했다. 충암고 재단 충암학원의 윤명화 이사장도 5일 페이스북에 "교무실로 종일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스쿨버스 기사들에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고 했다.
윤 이사장은 "학생들이 굉장히 위축됐다.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살았을 계엄을, 영화에서나 봤던 상황을 고스란히 본 것 아닌가"라며 "초창기 '충암고에서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굉장히 자랑스러워했던 아이들이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윤석열과 김용현 등을 충암의 부끄러운 졸업생으로 백만 번 선정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이른바 '충암고 라인'은 야당으로부터 '계엄 주동자'로 지목돼 왔다. 지난 3일 계엄 선포 직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부대원을 보낸 여인형 방첩 사령관도 윤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