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낸 수험생들과 학교 측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내년 1월9일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구광현 부장판사)는 5일 수험생들이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논술시험 무효 확인 소송 첫 재판을 진행했다.
수험생 측 김정선 일원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1차 시험은 공정성 침해가 가장 관건이고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72 고사장에서 시험지가 일찍 배부되면서 일부 수험생이 문제를 먼저 접하고 내용이 유출됐다며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시험 문항 오류 발견 후 고사장마다 오류 고지 시간이 달랐던 등 관리가 미흡했던 점도 들었다.
김 변호사는 "연세대 측 책임으로 공정한 절차에 따라 시험을 볼 권리가 침해됐다"며 "1차 시험을 무효화하고 피고가 보기로 한 2차 시험에서 공정하게 합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 시험은 오는 8일 치러진다.
연세대 측 김선태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1차 시험을 무효화한다고 재시험 실시 청구권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원고들이 합격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1차 시험 무효의 이익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공정성 훼손 근거로 수험생 측이 제출한 증거들이 익명 대화방, 온라인커뮤니티 게시글이라는 점에서 진위가 명확하지 않다"며 "합격할 만한 사람이 불합격했다고 증명되지도 않는 데다, 원고들의 시험점수 결과 부정행위로 불합격했다고 주장할 만한 합격권 성적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공정성 훼손 여부를 판단하려면 판단해야 할 이익이 있어야 한다"며 1차 시험 합격자가 발표된 이후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목적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지 물었다. 수험생 측은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손해배상이 아니라 공정한 시험을 다시 보기 원하는 것"라며 소송 목적을 바꿀 뜻이 없다고 밝혔다.
1차 합격자 발표날인 13일 이후 본안 소송 결과 '시험 무효'로 나올 경우 합격자들이 겪을 혼란을 고려해 그 전에 본안 판단을 원한다는 뜻도 전달했다. 그러면서 "만약 논술시험 전체가 무효가 안 된다면 원고 17명만에 대한 판단을 구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본안은 심리하는 데 시간 많이 걸린다"며 내년 1월9일을 선고 기일로 잡았다.
앞서 수험생 측은 지난 2일 소송 청구 취지를 '시험 무효 확인'으로 변경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27일 문제 유출에 대한 후속조치로 1·2차 시험 모두에서 261명, 총 522명을 선발하되 2차 시험은 추가 합격자를 모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