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사건팀] 폭설이 내린 27일 밤새 쌓인 눈에 기온까지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시민들 발길은 꽁꽁 얼어붙었다. 시민들이 지하철과 버스 등에 몰리면서 출근길 혼잡이 빚어졌고, 도로가 얼어붙어 차량은 거북이걸음을 했다.
이날 오전 7시께 서울 관악구 낙성대역 인근 골목은 밤새 내린 눈이 쌓이면서 빙판길이 됐다. 내리막길에 있는 편의점 등 상점에서는 삽과 넉가래를 들고 나와 눈을 치우는 등 제설에 한창이었다.
야쿠르트 배달 전동카트는 쌓인 눈으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고 멈춰선 모습이었다. 야쿠르트 배달원 50대 A 씨는 "새벽부터 나왔는데 전동카트가 못 내려가서 염화칼슘을 뿌리고 있다"며 "많이 불편한데 빨리 제설작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패딩을 입고 목도리에 마스크까지 착용한 시민들은 줄을 이어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시민들은 장갑을 끼고 우산을 든 채 종종걸음으로 출근길을 재촉했다.
오전 8시께 지하철 3호선 약수역은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승강장으로 내려오는 계단까지 줄을 길게 늘어섰다. 열차를 탑승하며 혼잡이 심해지자 지하철 직원들은 "안으로 좀 들어가세요"라고 외쳤다.
지하철 2호선 대림역 승강장도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역 내에서는 5분마다 "현재 서울지역에 많은 눈이 내려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으니 열차 이용에 참고하기 바란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직장인 김진석(34) 씨는 "신발이 젖어 기분이 좋지 않다"며 "강동구청 인근으로 출근하는데 지하철에 사람이 많아 오래 걸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민경(31) 씨는 "특별히 불편하진 않았는데 버스를 타면 사람도 많고 도로가 미끄러워 늦을 것 같아 지하철을 탔다"고 했다. 박모(39) 씨도 "전날 눈 소식을 듣고 20분 일찍 나왔다"며 "원래 열차가 오면 바로 탔는데 오늘은 사람이 많아 2대를 그냥 보냈다"고 했다.
버스정류장도 혼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같은 시간 지하철 6호선 구산역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10여명의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가 언제 오나 초조한 마음에 수시로 시간을 확인하는 이들도 보였다.
지하철 7호선 내방역 인근 버스정류장도 시민들 40여명으로 가득 찼다. 버스정류장부터 인근 상가 건물까지 줄을 선 모습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구본승(41) 씨는 "원래 차를 갖고 출근하는데 오늘은 두고 나왔다"며 "버스가 빨리 오면 다행인데, 늦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출근길 차량 지‧정체도 극심했다. 서초구 과천대로 왕복 8차선 도로에는 버스와 승용차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나머지 도로에서도 차량들은 일제히 제속도를 못 내고 거북이걸음을 했다.
황모(60) 씨는 "경기 남양주에서 인천까지 출근하는데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겨우 도착했다"며 "2시간 넘게 걸렸는데 차를 괜히 끌고 나왔다가 후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