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들 "연구시간 작년의 1/3로 줄어…진료 유지 급급"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연구 시간이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연구 시간이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22일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의학 연구에 할애하는 시간은 이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35.7%)으로 감소했고 절반 가까이(45%)가 주 72시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12일부터 15일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 164명을 대상으로 의학 연구에 할애하는 시간과 휴게 시간 등에 대해 묻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비대위는 "당장 급한 진료 업무만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연구는 뒷전으로 밀려난다"며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데에 보통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림을 고려할 때,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파행적 상황은 내년 이후부터 실제 연구 성과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첨단과학 분야의 연구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우리나라에선 대통령의 한마디에 연구개발 예산이 삭감되고 인재들이 의대를 가기 위해 다니던 대학교를 그만두고 있다. 이것이 모두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2000명 의대 증원에서 비롯됐다"며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의학계의 연구 역량은 10년 이상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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