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명 씨가 정치인들과 나눈 대화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수사는 정치권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 의혹으로 지자체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수사전담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전날 구속 후 이틀째 명 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부쩍 속도를 높이고 있다. 수사팀은 대질조사를 위해 명 씨에게 공천을 받기 위해 금품을 건넨 지방선거 전 경북 고령군수 예비 후보자 배모 씨, 전 대구시의원 예비 후보자 이모 씨,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에게도 출석을 요청했다.
지난 18일에는 공표용 여론조사 기관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을 압수수색했다. PNR은 미래한국연구소와 대선 경선 전후 윤 대통령(당시 대통령 후보자)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기 위해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는 곳이다.
검찰의 수사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지난달 압수수색을 통해 명 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사용하던 PC에 남아 있는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에는 2022년 5월9일 이 대표와 명 씨가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의원이 '윤석열 당선인이 김영선은 경선을 해야 한다더라'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자 명 씨는 '전략공천인 걸로 안다.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명 씨의 변호인이었던 김소연 변호사도 '명 씨와 이 대표가 매일 카톡을 하고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김 전 위원장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해 명 씨에게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하고 유영하(국민의힘 의원)가 단일화를 할 것 같냐. 명 박사 어떻게 생각해'라고 보낸 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단서로 명 씨가 김 전 위원장을 통해 다른 지역구 선거에도 관여했는지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 조사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윤 대통령의 측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와 윤 대통령, 박 지사가 함께한 술자리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윤 의원은 내 선거를 도운 것이냐. 자기 선거를 한 것이냐'고 물었다는 내용이었다. 민주당이 최근 공개한 명 씨의 녹음에는 명 씨가 '윤한홍이는 내 때문에 잘렸다'라며 윤 의원이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인선되는 것을 막았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명 씨가 2023년 3월 정부가 발표한 창원국가산단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 창원산단 등 국정개입 의혹 조사본부' 소속 염태영 의원은 17일 산단 부지 매수 내역을 조사했다. 명태균 씨 지인의 가족이자 창원시에 거주하는 명모 씨는 이들 부지 중 총 10필지 6431㎡를 후보지 발표 약 7개월 전인 2022년 7월부터 발표 직전인 지난해 2월 사이에 매입했다. 그가 처음 부지를 매입한 시기는 김 전 의원이 보궐선거에 당선된 직후다. 민주당은 명 씨가 산단 선정 과정에 개입했거나 관련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는 명 씨와 김 전 의원이 구속된 날부터 명 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불이 붙었다. 김 전 의원의 사무실에서 명 씨가 사용한 PC의 포렌식 추가 조사를 진행한 검찰은 21일 김 소장과 이 씨, 배 씨의 대질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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