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개입 의혹' 전방위 수사…3자 대질조사도


예비 후보자-김태열 대질 조사 예정
이준석·윤한홍…정치인 대화 계속 드러나
창원산단 부지 선정 과정 개입 수사도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후 나오고 있다. /창원=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명 씨가 정치인들과 나눈 대화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수사는 정치권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 의혹으로 지자체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수사전담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전날 구속 후 이틀째 명 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부쩍 속도를 높이고 있다. 수사팀은 대질조사를 위해 명 씨에게 공천을 받기 위해 금품을 건넨 지방선거 전 경북 고령군수 예비 후보자 배모 씨, 전 대구시의원 예비 후보자 이모 씨,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에게도 출석을 요청했다.

지난 18일에는 공표용 여론조사 기관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을 압수수색했다. PNR은 미래한국연구소와 대선 경선 전후 윤 대통령(당시 대통령 후보자)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기 위해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는 곳이다.

검찰의 수사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지난달 압수수색을 통해 명 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사용하던 PC에 남아 있는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에는 2022년 5월9일 이 대표와 명 씨가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의원이 '윤석열 당선인이 김영선은 경선을 해야 한다더라'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자 명 씨는 '전략공천인 걸로 안다.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명 씨의 변호인이었던 김소연 변호사도 '명 씨와 이 대표가 매일 카톡을 하고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김 전 위원장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해 명 씨에게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하고 유영하(국민의힘 의원)가 단일화를 할 것 같냐. 명 박사 어떻게 생각해'라고 보낸 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단서로 명 씨가 김 전 위원장을 통해 다른 지역구 선거에도 관여했는지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 조사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창원=장윤석 기자

명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윤 대통령의 측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와 윤 대통령, 박 지사가 함께한 술자리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윤 의원은 내 선거를 도운 것이냐. 자기 선거를 한 것이냐'고 물었다는 내용이었다. 민주당이 최근 공개한 명 씨의 녹음에는 명 씨가 '윤한홍이는 내 때문에 잘렸다'라며 윤 의원이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인선되는 것을 막았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명 씨가 2023년 3월 정부가 발표한 창원국가산단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 창원산단 등 국정개입 의혹 조사본부' 소속 염태영 의원은 17일 산단 부지 매수 내역을 조사했다. 명태균 씨 지인의 가족이자 창원시에 거주하는 명모 씨는 이들 부지 중 총 10필지 6431㎡를 후보지 발표 약 7개월 전인 2022년 7월부터 발표 직전인 지난해 2월 사이에 매입했다. 그가 처음 부지를 매입한 시기는 김 전 의원이 보궐선거에 당선된 직후다. 민주당은 명 씨가 산단 선정 과정에 개입했거나 관련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는 명 씨와 김 전 의원이 구속된 날부터 명 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불이 붙었다. 김 전 의원의 사무실에서 명 씨가 사용한 PC의 포렌식 추가 조사를 진행한 검찰은 21일 김 소장과 이 씨, 배 씨의 대질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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