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연세대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효력 정지를 재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시험 관리에 하자가 있지만 시험을 무효화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전보성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수험생과 학부모 등 34명이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논술 시험 결과 효력 정지 가처분 이의신청 첫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연세대 측 법률대리인은 "합격자 발표를 원하는 1만여명의 다른 수험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부정행위를 한 사실도 없고 성실하게 시험을 본 수험생들은 합격자 발표를 통해 입학할 기대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 관리의 하자가 시험 결과를 다 무효화시킬 만큼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연세대가 본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라도 본안 판결이 언제 날지 몰라 시험 합격자들은 권리를 구제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시험을 보게 되면 1차 시험과 2차 시험 합격자 중 누가 우선하느냐를 판단해야 하는 등 법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며 "재시험도 정시 이월도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해 대안이 없는 상황인데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않게 되면 대학 입시 절차 전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수험생 측 법률대리인 김정선 일원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공정성이 훼손된 시험에서 어떤 합격자가 발생할 수 있는지 의아하다"며 "예비 합격자가 있더라도 그 260여명의 합격 권리가 1만여명의 공정성이 침해된 시험을 본 권리보다 우선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시험은 공정성을 침해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연세대가) 교육기관으로서 해야 할 일은 누구의 피해 등을 논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 입학시험에서의 부정과 불공정에 누가 어떻게 항의하고 개선할 것인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지난 15일 수험생 등이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다만 "재시험 시행 여부나 논술시험 선발 정원의 정시모집 이월 여부 등은 대학의 재량에 속한다"고 밝혔다. 연세대 측은 같은 날 법원에 이의신청서와 신속기일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가처분 상대방은 법원 결정에 불복하더라도 먼저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으로 가처분 결정의 전부나 일부를 인가·변경 또는 취소할 수 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심에 항고할 수 있다.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261명을 모집하고 9666명이 응시한 24개 학과 전체의 자연계열 수리 논술 합격자 발표 등 후속 절차는 본 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중지된다.

법원은 오는 20일 학교 측의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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