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 지하철이 임금 인상과 안전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내달 6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19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동조합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의 인력 감축으로는 지하철 안전 확보와 시민 서비스 유지를 담보할 수 없어 총파업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지난달 말까지 4차례 본교섭과 15차례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이달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주요 쟁점은 인력 확충이다. 사측은 경영 혁신을 위해 22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노조 측은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선 신규 채용 등 인력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맞섰다.
양측이 인력 확충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자 노조 측은 지난 15~18일 쟁의 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70.55%의 찬성표를 얻었다.
이날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서울교통공사는 올해도 교섭 파국으로 벼랑길을 걷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인내는 임계점을 넘었으며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노동자의 목숨과 시민 안전마저 위협하는 서울시·공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총파업을 불사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구조조정 철회 및 인력운영 정상화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등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서울시는 공사 총정원의 10% 이상 규모인 2200여 명의 정원 감축을 강행하며 현장 인력 슬림화, 안전관리 업무 외주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규채용 절차마저 중단된 상태다. 이에 노조는 "당장 내년 초부터 인력운영 상 심각한 문제가 야기된다"며 안전 보장 인력 충원 등을 요구했다.
'2호선 1일 승무제 도입 추진'을 놓고도 "1일 평균 약 200만여 명이 이용해 최고 혼잡도를 보이고 사고가 가장 많은 2호선에 1인 승무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심각한 노동조건 악화는 물론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무모하고 위험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산업재해 예방 및 근본 대책 수립과 부당임금 삭감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위험 상황들이 보고됐다.
서울교통공사 전기직에 종사하는 장명곤 씨는 "지난 6월 연신내 전기실에서 작업 중이던 선배가 전기사로 사망한 중대사고가 발생했다"며 "그러나 5개월이 지나도록 시장, 사장, 경영진 그 누구도 사과 한마디 없이 여기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장 씨는 "해마다 현장 인력이 줄어드는 현실 속 2인 1조 근무는 사(死)문화되기 일쑤"라며 "안전인력을 증원해야 할 상황인데도 서울시와 사측은 거꾸로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2호선 승무원인 김용 씨도 "2호선의 하루 이용객은 270만 명으로 가장 이용객이 많다"며 "환승역이 많고 곡선역이 많아 출입문 끼임 등이 빈번히 발생해 사고 위험성이 가장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운행 때마다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인명사고는 물론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2호선의 1인 승무원 도입은 승무원과 시민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다. 단언컨대 1인 승무원 도입은 사회적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김태균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과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으며 총파업 불사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서울시와 사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마지막까지 노력을 다하겠다"고 협상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