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학교 수련회에서 트랜스젠더 남학생을 여학생 방에 배정한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19일 인권위에 따르면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트랜스젠더 남학생 A 씨는 지난 5월 학교가 주관하는 2박3일 수련회에서 '남학생 방을 이용하고 싶다'며 담임 교사 등과 상담했다. 요구가 거절되자 A 씨는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 씨는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스스로를 남성으로 여기는 트랜스젠더다.

학교 측은 "법적 성별이 남성으로 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학생 방을 사용할 경우 본인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성적 권리 침해 및 성범죄 발생 우려가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교육청 및 교육부에 여러 차례 상황을 전달하고 지침을 문의했음에도 구체적인 답변 대신 '법 테두리 내에서 사안을 처리할 것'을 요청받았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학교 측은 학생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성별의 시설을 이용하도록 사실상 강제했다"면서 "개인의 자아 발달에도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관할 교육청에 "트랜스젠더 학생이 화장실, 탈의실, 기숙사, 수련회 숙박시설 등과 같은 성별 분리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면서 "성소수자 학생이 직면한 어려움을 파악해 다양성을 보장하고 포용적인 교육활동 정책을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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