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공기업 채용에 응시한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 대상기관이 아니더라도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18일 인권위에 따르면 청각장애인 A 씨는 B공사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차량 직종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A 씨는 면접시험을 앞두고 대필 지원 등 편의 제공을 요청했으나 B공사는 이를 거부했다. A 씨는 결국 면접시험을 포기했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B공사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서 정한 장애인 응시자에 대한 편의 제공 의무대상 기관은 아니지만 2021년 신규 채용 필기시험부터 장애인유형별 편의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도 "면접시험 시 대필 지원, 도우미 등의 편의 제공은 어려워 A 씨에게 면접 위원과 청각장애인 응시자 간 간격 조정, 면접 위원 전원에 대한 청각장애인 응시자 관련 사전교육 등을 실시한다고 했으나 A 씨가 면접시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8에 따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채용시험과 국가자격 취득을 위한 시험에서 장애인 응시자에 대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인권위는 "시행령에서 장애인 응시자에 대한 편의를 제공해야 할 대상 기관을 명시하고 있는 것은 최소한의 범위를 정한 것"이라며 "지방공사인 B공사가 대상 기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법 취지를 살펴 장애인 응시자가 다른 응시자와 동등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인권위는 A 씨에게 면접시험에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를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 B공사에 장애 유형별 응시자 면접시험 편의 제공 내용을 관련 지침에 추가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8조를 개정해 장애인 응시자에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기관단체에 장애인 의무고용 대상 전 사업체를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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