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와아아아", "오늘 한잔하자", "대한민국 만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유죄가 선고된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는 지지자들과 반대 세력의 희비가 교차했다. 반대 세력에서는 환호성이 쏟아진 반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날 이 대표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서초구 정곡빌딩 남관 앞에 모여있던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이들은 '이재명 구속', '재명아 감방가자', '문재인 조국 구속하라'는 손팻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며 "대한민국 만세", "이재명 감방" 등을 외쳤다.

일부 회원은 서로 얼싸안고 "한잔하자"고 소리쳤다. 무대에 선 사회자가 "구속"이라고 함성을 지르자 회원들도 일제히 "구속"을 외쳤다. 경기도 고양에서 왔다는 70대 조모 씨는 "집회에 온 보람이 있다"며 "당연한 절차를 밟아 나가고 있다. 이번 재판 결과를 토대로 벌 줄 게 있으면 더 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70대 김모 씨는 "너무 잘됐다"며 "일반 국민도 잘못하면 벌을 받는데 이재명은 얼마나 죄가 많냐. 무수한 전과를 가진 범죄자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을 당대표를 만들고 국회의원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40대 A 씨도 "(이 대표 부인) 김혜경도 벌금 150만원이 나왔는데 잘됐다"며 "항소심으로 갈 것 같은데 (형이) 더 높게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모여있던 이 대표 지지자들은 재판 결과를 전해들은 뒤 바닥에 주저앉았다.

일부는 "검찰 독재에 나라가 무너졌다"며 흐느꼈다. "싸워야 한다. 우리 힘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외치는 사회자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치는 이들도 있었다. 검찰청사를 향해 나팔을 불거나 "망해라"고 외치며 욕설과 야유를 보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50대 여성 B 씨는 '어떤 심정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재명이 어떻게 유죄냐"며 "법원도 한통속이었다. 이 나라는 끝났다. 인터뷰 할 기분도 아니다"라고 취재진을 밀쳤다.

전북 전주에서 왔다는 70대 여성 C 씨는 눈물을 흘리며 "이 대표는 무죄여야 하는데 징역형 집행유예는 말도 안 된다"라며 "응원하러 왔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허망하다. 나라를 잃은 기분"이라고 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왔다는 60대 박모 씨도 "억울하고 눈물이 저절로 난다"며 "경찰들도 밉다. 앞으로 윤 대통령 퇴진 집회는 무조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지자는 바닥에 주저 앉은채 "검찰 독재에 나라가 무너졌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이 대표 지지자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0명, 경찰 추산 1000명이 모였다. 보수단체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명, 경찰 추산 1300명이 모였다. 경찰은 법원과 검찰청사 인근에 40개 중대 25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집회 참석자들과 경찰 사이 고성은 오갔으나 다행히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한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중형으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2027년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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