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보석 석방 후 첫 재판에 출석했다.
김 위원장은 15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불구속 상태로 출석하며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검은 양복에 남색 넥타이 차림으로 법원에 출석한 김 위원장은 '검찰의 보석 결정 항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평화적으로 가져오라는 말은 어떤 의미였는지', '앞으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소명할 계획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는 답변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재판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보석으로 풀려난 후 열린 첫 공판이었다. 재판부는 김 위원장이 지난 7월23일 구속된 후 약 3개월 만인 지난달 31일 보증금 3억원, 주거 제한, 소환 시 출석, 출국 시 법원 허가 등을 조건으로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허가했다.
검찰은 지난 6일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진술 회유 등으로 증거를 인멸할 개연성이 높고 도망 염려가 있다"며 김 위원장의 보석 허가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항고를 제기했다. 항고 사건은 서울고법이 심리한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SM 경영권 확보 분쟁 과정에서 인수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원을 들여 SM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가담한 혐의로 지난 8월8일 구속 기소됐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공시 의무를 어긴 혐의도 받는다.
하이브는 당시 주당 12만원에 SM 주식을 공개 매수하려 했지만 주가가 12만원 이상으로 올라 실패했다.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가격을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총 553회에 걸쳐 고가 매수 등 시세조종에 나선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김 위원장 측은 "지분 경쟁 상황에서 기업의 통상적인 경영상 필요에 따라 이뤄진 주식 매입을 검찰이 시세조종 행위로 무리하게 기소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이날 재판은 예정된 증인인 카카오 측 전직 임원인 김기홍 전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출석하지 않아 공전됐다. 다음 기일은 오는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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