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군인권센터가 최근 발생한 공군 제17비행단 대령의 여성 장교 성폭행 미수 사건 이후 피해자와 가해자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는 등 군 후속 조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11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직후 공군 수뇌부는 피해자 보호 조치에 책무를 다하지 않았고 가해자에 대한 보고가 공군 참모총장에게 이뤄지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공군 제17비행단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기본 조사를 마쳐 피해 사실에 대한 대략적인 확인이 끝났음에도 '나도 정신적 트라우마가 있다. 토요일에 이동하고 싶다'는 가해자 A 대령의 황당한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적시에 피·가해자 분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인지 후 공군 제17비행단이 했어야 하는 조치는 △각 군 성고충 예방센터로 접수 관련 사항 보고 △상급 부대 조사나 감찰 의뢰 △사건 처리에 필요한 상급 지휘관에게 통보 △피·가해자 분리 및 2차 피해 방지 등이라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국방부가 발간한 '군 성희롱·성폭력 사건 처리 매뉴얼'에 따르면 피해자의 신고 의사를 확인하면 즉시 민간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해야 한다. 소속 부대와 성고충처리담당자는 피해자에 대한 상담, 민사, 법률 지원, 피해자 희망 시 민간 지원 기관과의 연계 등을 지체 없이 처리해야 한다.
이에 센터는 충북경찰청에 A 대령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면담강요) 등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앞서 센터는 지난달 31일 "A 대령이 여성 장교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여성 장교는 '꽃뱀'으로 몰리는 등 2차 피해까지 입었다"며 A 대령을 경찰청 국사수사본부에 강간 미수, 강제추행 혐의로 고발했다.
센터 관계자는 "A 대령은 B 소위가 먼저 숙소에 가자고 권했다는 식으로 질문, 자기에게 유리한 답변을 강요하는 등 아무런 제재 없이 본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받으러 돌아다녔다"면서 "A 대령에 대한 긴급체포 및 압수수색, 구속영장 신청 등의 강제수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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