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대마 등 마약류가 음료수·사탕·젤리·과자·쿠키 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공품 형태로 둔갑하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도 모르게 마약을 접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크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전국 최초로 25개 자치구 보건소에서 마약류 익명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시민 누구나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6일 오후 1시 50분 서울 종로구 보건소를 찾아 안내데스크에 "마약류 익명검사를 하러 왔다"고 말하자 3층 임상병리실로 안내했다.
대기가 없어 곧바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휴대폰으로 안내문 QR코드를 스캔해 사전질문지를 작성했다.
이름이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묻는 문항은 없었다. '마약류 의심물질에 노출됐나', '마약류 사용으로 법적처분 및 처벌, 중독치료, 재활을 받은 적 있나', '최근 2주 내 치료목적으로 의료용 마약류를 복용 또는 투약했나' 등이었다.
질문지를 제출한 뒤 화면에 나타난 고유번호 10자리를 담당자에게 보여줬다. 이후 종이 접수증에 고유번호를 적고, 일주일 내 복용·투약한 약물을 작성했다.
이후 2시쯤 소변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항목은 메타암페타민, 대마, 모르핀(아편류), 코카인, 암페타민, 에스터시 등 6종이다.
담당자는 '마약없는 건강도시 서울' 팜플렛에 고유번호 스티커를 붙여 건넸다. 그는 "20분 뒤 이걸 갖고 오면 구두로 검사 결과를 안내하겠다"고 안내했다.
근처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다 2시 20분쯤 보건소를 다시 찾았다. 담당자는 "이상 없다. (마약류가) 검출 안 됐다"며 "검사는 다 끝났고, 이제 가셔도 된다"고 말했다.
만약 양성 반응이 나온다면 정밀검사 및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안내한다.
보건소 방문부터 검사 결과 통보까지 약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간편했다. 따가운 눈초리를 보내거나 신상을 캐묻지 않아 익명성이 보장됐다.
마약류 익명 검사는 올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도 속속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광주시, 5월 부산시에 이어 경기 부천시도 7월부터 무료 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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