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회사의 일방적인 거부로 법정휴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며 노동청에 진정을 접수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7일 서울 영등포구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를 상대로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서를 냈다고 밝혔다.

진정을 대리한 김음표 노무사는 "연차휴가는 노동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시기 역시 노동자가 결정해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은 노동자들의 연차유급휴가권의 행사를 방해하지 않을 의무를 위반하고 있고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근로기준법 60조는 5인 이상 사업장에서 4주 평균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노동자에게 연차휴가를 의무적으로 부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노조가 지난달 7일부터 30일까지 법정휴가 사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승무원의 98%가 '회사가 연차휴가 신청을 거절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승무원들이 평균 11.7회 연차휴가를 신청했지만 평균 9.1회 거절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권수정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은 "승무원은 일상도, 건강도 모두 포기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 결국 사직서를 제출해야만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여성친화기업, 성평등기업이라고 자랑하던 아시아나항공이지만 일방적인 휴가 제한으로 여성들이 일과 삶을 함께할 수 없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원들은 이날 '제때 휴가쓰지 못하는 엄마 아빠는 결국 사직합니다', '정말 여기 이상해요, 엄마 저 퇴사할게요', '창사 이래 최대매출 직원 수는 최대감소', '적정인원 충원하고 승무원 연차휴가 보상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유모차를 끌며 휴가원을 제출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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