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서울 영등포경찰서 전 형사과장 백해룡 경정이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백 경정 법률 대리를 맡은 이창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6일 서울행정법원에 경고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냈다.

이 변호사는 "경고장 처분서를 보면 마약 수사 관련 보도를 상급청에 사전 보고하지 않아 공보규칙 위반이라고 적혀 있다"며 "징계 처분 내용이 모호하고 경찰청 공보규칙상 무슨 조항 위반인지도 특정이 안돼 막무가내식이라 형식적 흠결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전에 공보규칙 위반으로, 경고 처분 등으로 징계받은 경찰은 없다"며 "이번에 유독 경고 처분을 받은 것은 형평에 맞지 않아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말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이날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고발자가 부패행위를 폭로하면 입막음을 위해 징계를 통해 불이익 조치를 가하는 소속 기관의 전형적 대응방식"이라며 "백 경정의 합리적 의혹 제기를 막기 위한 전형적인 입막음 징계를 취소해달라"고 밝혔다.

인천세관 마약 연루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도 촉구했다. 이들은 "마약 밀수 조직원들이 인천공항을 어떻게 통과할 수 있었는지, 세관 직원들의 업무 방기는 없었는지 반드시 진상 규명돼야 한다"며 "말레이시아 조직원의 필로폰 밀반입 진술을 확보하고도 검찰이 추가 수사를 하지 않은 이유도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 경정은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재직 당시 인천국제공항으로 필로폰을 대량 밀반입한 다국적 마약조직과 인천세관 공무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중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었던 조병노 경무관에게 전방위적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지난해 10월 폭로했다. 조 경무관이 직접 전화를 걸어 관세청과 관계를 언급하며 수사 브리핑 보도자료에서 관세청 관련 문구를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조 경무관은 경찰 입직 전 지난 1995년부터 6년여간 관세청 근무 이력이 있다. 수사 외압 의혹으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불문 처분을 받으며 징계를 받지 않았다.

백 경정은 김찬수 전 영등포경찰서장도 지난해 9월 "용산에서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언론 브리핑 연기를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서울경찰청 지휘부와 세관 직원들까지 수사팀을 찾아와 보도자료에서 세관 관련 내용을 전부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백 경정은 지난 7월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좌천성 인사발령이 났다. 조지호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같은달 19일 공보 규칙 위반을 이유로 백 경정에게 경고 조치했다. 백 경정은 이에 반발해 서울경찰청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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