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검찰에 출석했다. 김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공천 문제로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창원지검 형사4부(김호경 부장검사)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지난 6월 한차례 검찰에 불려왔으나 피의자 신분으로는 처음이다.
김 전 의원은 청사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지난 대선 당시 발생한 여론조사 비용 문제는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 공천 의혹은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 밝혔다.
명 씨의 역할을 놓고는 "명씨가 말씀을 잘하시니 나름대로 저를 도왔다고 해 일부 알고 있다"며 "공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 여사와 연락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는지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명씨가 김 여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받아준다는 정도 말은 들었지만 공천과 관련해서는 직접 들은 적 없다"고 밝혔다. ‘명씨 덕을 봤다'고 한 녹취록 내용을 놓고는 "선거에 도와준 모든 분은 다 고마운 분들"이라고 했다.
"김영선을 (공천)해주라고 했다"는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내용을 놓고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 의혹의 본질은 "강혜경 씨가 저와 녹음 내용을 빌미로 돈을 받아내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창원의창 지역구 보궐선거 뒤 명태균 씨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 9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경남선관위는 김 전 의원과 함께 명 씨를 수사의뢰했으며 회계 책임자인 강혜경 씨는 고발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명 씨에게 건넨 9000만원이 공천 대가 등이 아닌지 돈의 성격을 놓고 수사하고 있다. 최근 대검찰청과 부산지검에서 공안 전문 검사 파견도 지원받았다. 고발 10개월이 지난 지난 9월 30일 김 의원과 명 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지난달 23일에는 강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의원은 명 씨에게 선거 기간 동안 빌린 9000만원을 갚았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김 전 의원 조사 후 이르면 이번주 명 씨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강 씨는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명 씨가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81회 해주고 비용 3억7000만원을 대신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줬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 명 씨와 친분이 있는 김건희 여사가 개입한 정황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시민단체가 이같은 의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공수사2부(조민우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지난 1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건의 중앙지검 이송 가능성 등을 놓고 "창원지검이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 검찰이 필요에 따라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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