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갑자기 쓰러진 뒤 뇌사 상태에 빠진 두 아이의 엄마가 장기기증을 통해 6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근선(38) 씨는 경기 화성에서 1남1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웃음이 많고 밝아서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는 긍정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이 씨는 젊어서 클래식 작곡과 피아노 강사 일을 했고 시간이 될 땐 미술관에 가거나 공연 관람을 즐기곤 했다.
이 씨는 지난 2014년 1월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지난 4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 씨는 지난 10월1일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자녀가 이를 발견해 급히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 씨의 가족들 모두 지난 2006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신청하며 생명나눔을 약속한 상태였다. 딸이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면 어떻게 하냐"고 묻자 가족들은 "엄마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천국으로 가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일을 한 거야"라고 답해줬다.
가족들은 이 씨가 한 줌 재로 떠나기보다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다른 이의 몸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살아 숨쉬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
결국 이 씨는 지난 10월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안구를 기증해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이 씨의 남편 김희수 씨는 "나의 하나뿐인 근선, 너무 사랑하고 보고싶다"며 "너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이 너무 행복했고, 다시 너를 만나러 갈 때까지 기다려주고 그때까지 애들과 행복하게 잘 지낼게.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