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예산 48조…키워드는 '저출생 극복·건강도시 조성'(종합)


2025년 예산안 편성…올해보다 5% 증가한 48조407억원
오세훈 "서울의 미래 준비하고 시민 건강관리 지켜나갈 것"

오세훈 서울 시장이 31일 오전 시청 본관에서 열린 2025년 서울시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2025년 서울시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더팩트ㅣ정소양·김해인 기자]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물론 기후위기와 도시기반시설 노후화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두면서 예산을 편성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31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약자와의 동행' 예산은 늘고 건전 재정 기조는 유지했다. 채무는 최대한 노력해 관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는 내년 예산으로 올해보다 5%(2조3002억원) 많은 48조407억원 편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민선 8기 1번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에는 14조6836억원을 투입한다. 올해(13조6772억원)보다 1조64억원(7.4%) 늘어난 액수로, 생계·주거·의료·교육 분야 취약계층 지원대책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이상동기 범죄 등에 따른 시민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범죄 예방·대응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내년도 예산 편성은 시민 건강과 안전에 방점을 두면서도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며 미래세대 부담을 늘리지 않았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물론 기후 위기에 따른 재난‧재해 위험 빈도 증가 등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으로는 주거 지원에 많은 예산을 쏟으며 저출생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높은 주거비용은 출산을 포기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청년들이 안정적 주거 환경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내년에는 자녀 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에 52억원을 편성했다. 출산가구당 2년간 주거비 월3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7386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던 공공임대주택 공급에도 3705억원을 늘려 1조1091억원을 투입한다. 내년에는 신혼부부 주택 4000호와 청년 주택 2504호가 공급돼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내년 약자와의 동행에 올해 보다 7.4% 늘어난 14조6836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

저출생 대응 관련 혜택은 늘리고 부담은 줄인다. 고령·난임부부 의료비와 시술비 지원에 681억원을 편성했으며, 출산 가구 지원에 12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우리동네키움센터, 키즈카페 조성·운영에도 2316억원을 쏟으며 양육 부담 경감도 나선다.

오 시장은 "저출생 대책 예산이 적기에 필요한데 쓰여서 올해의 출산율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이 되지 않도록 챙겨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되는 만큼 생계돌봄(8조7075억원)과 의료건강(2조3517억원)에도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

치매 어르신 치료·돌봄 지원에 281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저소득 어르신 급식 지원에 441억원, 어르신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에 2723억원 등을 편성했다. 또한 마약 예방 및 전문 치료센터 구축에 21억원, 서울 심리지원센터에도 14억원, 청년 마음건강 지원에 58억원 등의 예산이 편성됐다. 소아 응급의료체계 구축 및 운영에 106억원, 사립병원 비상진료체계 지원에 75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137만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손목닥터9988'도 내년도 참여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오 시장은 서울을 '건강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 초고령 사회 대응에 가장 부담을 주게 되는 부분은 어르신들의 '의료'"라며 "건강보험재정을 보면 지출 증가로 내년부터 1조원 이상 적자가 예상된다.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는 시민 누구나 '운세권(운동+역세권)'을 경험할 수 있는 365일 운동하기 좋은 '건강도시 서울' 조성에 집중 투자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하철역을 스포츠테마의 '펀스테이션'으로 조성하고, 현재 여의나루역에서 운영 중인 '러너스테이션'에 이어서 내년에 추가로 10개 역사에 환복실, 보관함 등 편의시설을 조성한다.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건강축제‧프로그램도 다양화한다.

아울러 서울 시내 10개 하천은 휴식, 여가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잠수교 보행교 전환에 76억원, 남산 하늘숲길 조성 및 둘레길 정비에 74억원, 월드컵공원 제2파크골프장 조성에 14억원을 투입하는 등 시민이 걷고 운동하는 인프라도 속속 완성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 편성과 관련 시민 건강과 안전에 방점을 두면서도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며 미래세대 부담을 늘리지 않았다. /뉴시스

또한 서울 경제의 뿌리 역할을 하는 소상공인 촘촘한 지원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을 조기에 발굴해 신속하게 경영자금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의 폐업지원도 확대한다. 또한 중소기업 육성자금에 1조9000억원을 지원, 신규보증 2조원 공급 등 소상금융 금융지원에도 5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또한 기업 R&D를 지원해 서울 경제를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의료·로봇·AI·핀테크 등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서울형 R&D 지원에 421억원, 창조산업 육성에 38억원, 스마트라이프위크 개최에 39억원 등을 편성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 극한 호우를 대비한 대심도 터널 1단계 사업과 이수과천 복합터널 착공한다. 아울러 기후동행카드에도 1109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연면적 3만㎡ 이상 비주거 건물은 재생열 공사 보조금 지원한다.

오 시장은 "기후위기대응은 당장 비용이 수반되더라도 반드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보훈예산도 확대됐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7월 서울시장으로선 처음으로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에 방문해 독립유공자 후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애국열사분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선양해 나가겠다고 다짐했고, 그 다짐을 2025년 예산에 담았다.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광복의 역사적 가치 되새기고 경축하는 통합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참전 명예수당·보훈 예우수당을 각각 월 5만원씩 인상했으며, 65세 이상이던 생활 보조수당 지급대상을 전 연령으로 확대한다.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등 시민과 함께 광복절 80주년을 기념하는 예산도 반영됐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미래에 적극 투자하며, 현재 투자가 미래세대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채무도 지속적으로 줄일 것"이라며 "서울의 미래를 준비하고 시민 건강관리는 꼭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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