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여의도 4.6배 규모의 '특별계획구역' 사업 실현성과 추진 속도를 모두 높인다고 30일 밝혔다.
'특별계획구역'은 지구단위계획구역 중 현상설계 등을 할 필요가 있거나 계획안을 작성하는 데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별도의 개발안을 만드는 구역을 뜻한다. 보통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대규모 개발이 필요할 경우 획지나 가구를 묶어서 지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되면 개별 필지의 건축행위(신축·증축 등)가 제한된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서울시가 지정·관리 중인 '특별계획구역'은 총 588개소로, 2022년(164개소)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강남 코엑스, 용산전자상가 일대, 잠실경기장 등 대규모 개발이 예상되는 주요 부지는 약 1400만㎡ 규모로, 이는 여의도 면적 4.6배에 달한다.
그동안 특별계획구역은 경직된 제도, 복잡한 결정 절차 등으로 사업 추진이 더뎠다. 실제 현재 지정된 588개소 중 55%인 325개소는 사업 추진조차 되지 않고 있으며, 구역 지정 이후 10년 이상 지난 장기 미추진 구역도 전체의 24%나 차지했다.
이에 서울시는 대대적 제도 정비에 나선다.
먼저 시는 기존 구역 중 10년 이상 사업 미진행, 불명확한 개발 목적 등의 '특별계획구역'을 '특별계획가능구역'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특별계획가능구역은 특별계획구역과는 달리 유효기간이 3년이며 이후에는 일반지역으로 전환돼 개별 건축행위가 가능해 주민불편과 재산권 침해의 우려가 해소된다. 앞으로는 사업목적이 명확한 경우에만 특별계획구역으로 신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사업성 담보가 가능하도록 주택법·건축법·도정법 등 개별 법령상 법정 동의요건을 확보하도록 할 예정이다.
용적률·높이·용도 등도 최대한 완화하고 필요시 용도지역 간 변경도 허용한다.
아울러 특별계획구역 내 이미 공공업무시설, 주차장 등 기반 시설이 충분한 경우 비용 납부도 허용해 구역별 유연한 계획 수립으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더한다. 그동안 특별계획구역 공공기여는 기반 시설의 설치 제공만 가능해 지역 내 미집행 시설이나 적정한 부지가 없는 경우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도 도입해 사업 추진이 어려웠던 노후 불량지역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시는 특별계획구역 지정과 정비계획 수립 절차를 일괄 처리해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시 차원의 계획관리가 필요한 지역은 시 직접 입안을 확대해 사업 실현성은 높이고, 도시계획위원회 및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절차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만을 운영하는 것으로 기간을 단축해 특별계획구역 개발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특별계획구역 활성화 방안은 이날 이후 신규 지구단위계획수립부터 즉시 시행되며 기존 특별계획구역에 대한 정비는 연말까지 해제 및 전환을 위한 열람공고 등 관련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특별계획구역 활성화 방안이 본격 가동되면 주요한 도시개발 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도시의 변화 흐름에 맞춰 기존의 제도를 정비하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도시개발 체계를 구축해 '서울 대개조'를 속도감 있게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