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파장] 의협 회장, 탄핵 갈림길…내달 10일 불신임 투표


회원 고소 취하 조건 1억 요구도 논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취임 6개월만에 탄핵 갈림길에 놓였다./박현우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취임 6개월만에 탄핵 갈림길에 놓였다.

30일 의협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전날 오후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 안건과 '정부 의료농단 저지·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결의했다.

임시대의원총회는 다음 달 1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진행된다. 안건은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에 따른 회장 불신임의 건과 재적 대의원 4분의 1 이상 발의에 따른 비대위 구성의 건이다.

앞서 조현근 의협 대의원회 부산광역시 대의원 등 대의원 103명은 지난 24일 임 회장 불신임과 비대위 구성을 논의할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의협 정관은 '회장 불신임은 선거권이 있는 회원 4분의 1 이상 또는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로 성립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선거권이 있는 의협 회원의 4분의 1은 약 1만4000명이고 대의원의 3분의 1은 82명이다.

회장 불신임은 회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때나 회원의 중대한 권익을 침해했을 때,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을 때 할 수 있다. 조 대의원은 임 회장을 불신임해야 하는 이유로 막말 등에 따른 명예훼손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 불신임 안건은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출석 대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가결된다. 임 회장 불신임 안건이 가결돼 탄핵되면 의협 대의원회는 비대위 구성에 착수하게 된다.

사진은 지난 6월9일 의협 주최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임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일각에선 임 회장이 탄핵당하면 되레 의협과 전공의·의대생 사이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공의·의대생은 그간 임 회장의 막말 등을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해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지난 24일 의협 임원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임 회장이 의사 회원 A 씨에게 고소 취하 명목으로 1억원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임 회장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10일에도 "임 회장은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 글에는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름도 함께 올랐다. 이들은 "임 회장과 의협 집행부는 전공의와 의대생 언급을 삼가길 바란다"며 "임 회장의 조속한 사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최근 본인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의사 회원 A 씨에게 고소 취하를 명목으로 1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됐다. A 씨는 의사 커뮤니티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 4억원을 가로챘다며 비방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정신장애인을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는 등 여러 차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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