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가족여행을 가는 척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몰래 마약을 밀반입한 일당 4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A(33) 씨 등 4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로부터 필로폰을 구매해 투약한 강남 모 유흥업소 접객원 B(23) 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 씨 등 4명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필리핀에서 총 4차례에 걸쳐 필로폰 6.643㎏과 케타민 803g 등 시가 2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밀반입한 뒤 전국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밀반입한 마약은 약 30만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분량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총책의 지시를 받아 밀반입과 유통, 운반 등 역할을 나눈 뒤 경기와 충청, 경상도에 은신처를 마련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했으며 서로가 단절된 채 텔레그램 대화방 운영자인 총책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각자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밀반입책 A 씨는 아내, 자녀들과 가족여행을 가는 척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현지에서 마약류가 담긴 배낭을 전달받아 이를 국내로 들여왔다. 운반책인 C(21) 씨는 이를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주택가 등지에서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전달했다.
경찰은 이들이 보관하고 있던 필로폰 3.18㎏과 케타민 803g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71곳의 필로폰 은닉 장소를 집중 수색했다"며 "나머지 마약류를 회수해 유통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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