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오는 29일 유엔이 정한 '국제 돌봄 및 지원의 날(International Day of Care and Support)'을 앞두고 "현재 민영화된 돌봄 체계를 공공 중심의 돌봄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정치하는엄마들 등 29개 노동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10·29 국제돌봄의날 조직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는 돌봄을 상품이 아닌 권리로 보장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직위는 "돌봄 노동자는 저임금을 받으며 불안정한 고용 환경에 놓여있다"며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에서 이뤄지는 돌봄 노동은 저임금과 고용불안으로 노동자들을 착취할 뿐 아니라 양질의 돌봄을 지속 가능하지 못하도록 만든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돌봄 노동자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1.7%가 계약직으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4.4%는 낮은 임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61.2%는 고용불안, 26.7%는 일에 대한 낮은 사회적 평가를 고충으로 꼽았다.
조직위는 "돌봄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 충분한 돌봄노동 인력을 확보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사회서비스 시설을 직접 운영해 공공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라"면서 "저평가된 무급·유급 돌봄노동의 가치를 재평가해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최영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은 "생업까지 그만두고 은행 대출까지 받아가며 아픈 아내를 돌보다가 희망이 보이지 않자 목숨을 끊은 남편, 38년간 돌본 장애인 딸이 암을 진단받자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목숨을 끊은 어머니 등 한 해에 16.4명, 한 달에 1.4명이 이런 식으로 목숨을 잃고 말 못할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과 특히 여성들이 집에서 댓가 없는 돌봄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무급노동이 사회를 떠받치고 있지만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며 "이제 돌봄은 국가 운영의 중요한 패러다임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직위는 이번 주를 10·29 국제 돌봄 및 지원의 날 주간으로 선포하고 토론회와 영화 상영회, 시민 증언 대회, 행진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