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재판에서 이 대표의 육성이 담긴 녹취파일이 재생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유동규, 남욱 등 이른바 대장동 팀의 불법적인 위례사업 개입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25일 이 대표의 배임·뇌물 혐의 재판에서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당시인 2016년 10월 19일 성남시청 부근에서 위례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입주민들과 이 대표가 대화한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틀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시 입주민들이 조경 문제에 불만을 드러내자 자신이 공모 절차를 통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권을 팔았고, 사업의 실질적인 권한은 모두 호반건설이 가지게 됐다는 취지의 설명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시에 재정적 이익을 많이 줄 데가 어딘지 찾아서 사업권을 판 것"이라며 "그냥 넘기는 것은 법률상 안 돼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든 것이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1% 출자를 하도록 했다"라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또 "토지 매입권이 특수목적법인에 있고, 위례자산관리는 호반이 갖고 있는 자산관리회사"라며 "호반건설은 시공사이고 위례자산관리와 푸른위례는 시행사이고 여기에 푸른위례에 출자한 게 공사"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12월 말로 예정된 입주 전에 조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 대표는 성남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녹취에서 "(이 문제는)호반건설하고 얘기해야 한다.", "호반건설은 책임자가 나오라고 하고. 협상을 시가 주관해서 계속하고 저한테 경과를 다 보고해라", "손을 한번 봐줘야겠다"고 말했고 주민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녹취를 들은 뒤 검찰과 이 대표 측 의견을 물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당시 호반건설이 시공사로 내정되고 남욱 등 민간업자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시행권을 확보한 사정 등 위례 개발 사건의 전반적인 진행 경과를 모두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는 호반건설이 사업권을 가지게 된 사실을 사후에 알았다고 주장했다.
발언권을 얻은 이 대표는 "(입주민들이) 시장실에 들어오고 해서 민원 담당, 건축허가 담당 부서로부터 보고 받은 것이고 전 사후적으로 알았다"라며 "위례자산관리라는 회사가 있는 줄 모르는 내용도 나온다. 당시에 피상적으로 '호반과 한 사업인데 주민들과 싸우니 어떻게든 해결해 줘야겠다' 해서 확실한 정보가 없어 '호반이 하는 거지?'라며 주민들께 묻고 얘기를 들어가며 집단면담을 하는 장면"이라고 반박했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6만4713㎡(A2-8블록)에 1137가구를 공급했다. 호반건설은 위례신도시 사업에 시공사 자격으로 참여했고, A2-8블록에는 위례 호반베르디움이 건설됐다.
검찰은 호반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대장동팀과 일종의 내부거래가 있었으며 이 사업으로 수백억 원의 배당 이익을 챙겼고, 최종 승인권자인 이 대표가 이를 모두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 대표는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은 성남시장 공약이었으나, 시가 포기한 사업을 공사가 진행했기 때문에 사업을 보고받고 이행해야 할 이유나 동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