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트럴파크 생긴다…25조 들여 지상철도 전구간 지하화


서울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 발표
대규모 녹지네트워크 및 입체적 복합개발

서남권에서 동북권까지 서울 도심을 잇는 68㎞ 길이의 제2의 연트럴파크가 탄생한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남권에서 동북권까지 서울 도심을 잇는 68㎞ 길이의 '제2의 연트럴파크'가 탄생한다.

서울 지상철도 전구간을 지하화해 선로부지는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하고, 역사부지는 복합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역간 단절과 지역쇠퇴 원인으로 꼽혔던 서울 시내 지상철도 전체 구간에 대한 지하화 구상안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23일 발표했다.

서울역·영등포역 등 주요 역사가 위치한 지역은 서울 대표 중심지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소음·진동 등 공해로 삶의 질 저하, 중심지와 생활권 단절, 주변지역 노후화 등 지역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전락했다.

특히 철도 지상구간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과 동북권을 관통하고 있어 서울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철도 지하화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됐다. 현재 서울 시내 철도 지상구간은 6개 노선, 약 71.6㎞로 15개 자치구를 통과하고 있다.

정부가 올 1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며 철도지하화 실현 여건이 마련됐다. 국토교통부는 사업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 오는 25일 지자체의 제안을 받아 연말까지 선도 사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도사업으로 선정되면 국토부 종합계획 수립 전 지자체가 기본계획에 착수할 수 있어 1년 정도 빠르게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번에 국토부에 제안할 구간은 경부선 일대 34.7㎞, 경원선 일대 32.9㎞ 등 67.6㎞로, 39개 역사를 포함한다. 다수 노선을 공유하는 복잡한 철도망 특성과 지상~지하 연결 가능 여부 등 면밀한 기술적 검토를 바탕으로 지하화 실현 가능 구간을 최종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구간은 도심 중앙 서빙고역을 기준으로 경부선 일대, 경원선 일대 등 2개 구간 내 6개 노선이다.

서울시가 지상철도 전구간을 지하화해 선로부지는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하고, 역사부지는 복합개발한다. /더팩트 DB

경부선 일대는 △경부선(서울역~석수역) △경인선(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가좌역~서울역) △경원선 일부(효창공원역~서빙고역) 노선이다.

경원선 일대는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 노선이다. 경원선의 경우 일부 지역은 위치상 경부선 일대에 포함됐다.

기술적 검토를 토대로 산출한 해당 구간 지하화 사업비는 25조6000억원이다. 구간별로는 경부선 일대 15조원, 경원선 일대 10조6000억원이다.

선형의 '선로부지'는 대규모 녹지네트워크를 조성해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준다. 이는 녹지가 시민 일상이 되는 '정원도시 서울' 실현과 맞닿아 있다.

'역사부지'는 중심지 개발잠재력을 활용, 매각을 전제로 입체·복합개발한다. 철도 지하화로 발생하는 상부공간 171만5000㎡에 업무시설,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개발로 신(新) 경제코어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상부공간 전체 개발이익은 3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간별로는 경부선 구간 약 22조9000억원, 경원선 구간 약 8조1000억원이다. 개발이익을 바탕으로 한 사업비 조달비율은 121%로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 철도지하화 실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서울역·용산역 등 대규모 역사에서 발생하는 상부 개발이익을 그간 지상철도로 소외되고 낙후됐던 서남권·동북권의 지역 발전에 활용할 방침이다.

국토부 선도사업지로 선정되면 2027년부터 사업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은 그 어느 지역보다 철도지하화에 대한 시민 염원이 크고, 지하화에 따른 변화와 발전으로 도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도시"라며 "국토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시민 생활 개선은 물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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