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수술 중 감염됐더라도 의료진의 과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A 씨가 B병원장과 소속 의사 C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B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은 지 보름 만에 고열 증세를 보였으며 다른 병원에서 수술 부위 감염으로 진단받자 7000만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패소, 2심은 24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척추는 혈액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적고 수술 전에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수술 중 직접 감염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A 씨가 수술 후 퇴원하기까지 감염에 따른 증상이 없기는 했지만 급성감염은 수술 후 1~2주 후에 나타나므로 병원이 감염 예방을 위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의료 과실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A 씨의 신체 다른 부위에 있던 원인균이 혈류를 통해 수술부위 감염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봤다.

수술 중 직접 감염이었더라도 예방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증거도 없어 곧바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진료과실로 감염증이 발생했다고 증명됐는지 심리 없이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했다"며 "의료행위 과실과 인과관계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재판을 다시 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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