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독립서점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한강 작가가 6년째 운영 중인 '책방오늘' 등 독립서점은 동네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것도 사실이다. 독립서점이 지역 공동체 공간으로 유지되기 위해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주식회사 동네서점에 따르면 지난해 운영 중인 전국 독립서점은 총 884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대비 69곳 증가한 것으로 동네서점이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5년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독립서점은 지난 2018년과 지난 2019년 전년 대비 각각 133곳과 135곳 늘었다. 그러나 이후 문을 닫는 곳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휴·폐점한 독립서점은 총 251곳에 달했다.
9년째 독립서점을 운영 중인 강명지(39) 씨는 "코로나19 때보다 이후가 사실 더 힘들다고들 한다. 올해도 근처 서점 두 곳이 문을 닫았다"며 "사람들의 소비 트렌도도 많이 바뀌고 OTT 등 즐길 거리도 많아졌다. 문화예술 지원도 잘 되지 않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독립서점은 책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동네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한다. 시민들에게 보다 가까이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면서도 독립서점을 지속하는 이유다.
남창우 동네서점 대표는 "가까운 서점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할 수 있고 북토크나 독서모임 등을 통해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며 "하나의 지역 공동체 공간으로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독립서점을 자주 찾는다는 이다혜(25) 씨는 "좋아하는 작가의 사인회가 여기서 진행됐다. 사장님이 그 작가가 (서점에) 들르는데 한번 놀러오라고 하시더라"며 "이후엔 서점의 아늑한 느낌이 좋고 사장님이 좋기 때문에도 자주 오게 됐다. 부담 없이 편하게 들릴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독립서점 운영자들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책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독립서점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남 대표는 "독립서점은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과 감동을 나누고 토론하는 문화예술 공동체 공간으로서의 기능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며 "출판사들과 독립서점이 계속 소통하며 독서 문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강 씨는 "대형서점에서는 소규모 출판사나 잘 알려지지 않는 서적들이 눈에 띄지 않아 좋은 책들이 발굴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말 좋은 책이나 출판사인데 사람들이 읽었을 때 삶에 도움되는 책들을 발굴해 소개하는, 큐레이션하는 역할이 크다"고 독립서점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직장인이나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온 이웃들에겐 진짜 사랑방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며 "그들이 찾아와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서점은 울타리 역할을 하는 곳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