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따른 의사들 반발로 의정 갈등이 약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이 처음으로 1인 시위에 나섰다. 이 의대생은 "의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공부할 동기를 잃었다"며 교육부 장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창민 건국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장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열었다. 검정색 정장을 입은 김 회장은 대형 피켓을 들고 취재진 앞에 섰다. 피켓에는 '교육부가 망쳐놓은 의료교육, 책임지고 정상화하라'고 적혀 있었다.

김 회장은 "힘든 교육과정을 버티는 것도 사명감과 보람이 있기에 가능했는데 정부의 무계획, 무대책, '무데뽀' 3무로 밀어붙이는 정책을 보며 늘어난 인원을 수용할 강의실, 실험실, CPX(진료수행평가) 실습실 등은 도대체 언제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그 많은 교수를 어디서 데려올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의학교육의 질이 마구 떨어지는 것을 보며 스스로 환자들과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는지 회의감이 들며 공부할 동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록 파기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6개월만 버티면 된다는 발언,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1년 유예, 의학교육 단축 등 법치를 다 무시하고 독단적인 행태를 목도했을 때 앞에 나서 분개하며 목소리를 냈어야 했는데 지금에서야 목소리를 내 아쉬움이 크다"며 "교육부 장관 브리핑을 듣고 더 이상 함구가 아니라 이제 표면으로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조건부 휴학 승인을 내걸며 만약 복귀하지 않는다면 제적 혹은 유급이라고 겁박했다. 어째서 백년대계 교육을 책임지는 장관이 학생들을 향해 강요와 협박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냐"며 "의대생들을 국가 보건 의료에 기여할, 양성해야 할 인재로 존중하지 않고 그저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대항 세력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대 교육을 받아보지 않고 현장 경험도 없이 탁상공론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양질의 교육을 망치고 있는 정부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것을 교육부 장관은 이제는 자각해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공부할 동기를 돌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의 첫 걸음은 솔직한 사과다. 교육부 장관은 이 모든 발언에 해명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앞서 교육부는 2025학년도 1학기 복귀를 전제로 의대생들의 휴학을 조건부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정부 정책 반대 목적의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라며 이번에도 복귀하지 않을 경우 내년 2월 말 학칙에 따라 유급 또는 제적 조처한다고 했다. 의대생 미복귀에 따른 의대 교육과정 5년 단축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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