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심문에서 "단순 신뢰관계 파탄만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의 배신 행위는 이미 인정됐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11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 측과 맺은 주주간 계약은 여전히 존속한다"라며 "하이브 측은 채권자(민희진)가 어도어를 약화시켜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자 했다고 주장하지만 어도어를 사유화하기 위한 어떠한 계획도 세운 적 없고 채무자(하이브)가 8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 어떤 시도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먼저 신뢰관계를 무너뜨린 건 하이브 쪽"이라며 "채무자는 5년간 상호 해지권을 제한하는 특약을 뒀기에 귀책사유가 없는 단순한 신뢰관계 파탄만으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이브 측은 "이번 사건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배신 등 신뢰 파괴가 있는지, 적법하게 주주간 계약이 해지됐는지를 다루고 있다"며 "신뢰관계가 파탄났는지가 쟁점이지 주주간 계약 해지 유무와는 어떤 상관도 없다"고 맞섰다. 이어 "채권자의 배신 행위는 이미 인정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어도어는 8월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민 전 대표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지만 어도어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에 민 전 대표는 "해임 결정은 주주간 계약과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결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법한 결정"이라며 지난달 하이브를 상대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소집 등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같은 재판부는 지난 5월30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인용하며 "민 전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하려 했던 점은 인정되나 구체적 실행으로 나아갔다고 보기 어려워 배임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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