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구형이 오는 24일로 연기됐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씨의 공판기일을 열고 "일부 금융기관과 결제대행사의 회신이 늦어져 이날 변론을 종결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김 씨와 식사 동석자 등의 금융정보를 확보해 그들이 법정에서 증언한 진술 신빙성을 확인하겠다며 은행과 카드회사를 상대로 문서제출 명령을 내렸다.
이날 법정에서는 2021년 7월20일 김 씨와 모 국회의원 배우자 A 씨 등이 함께 식사한 식당 포스기(결제단말기) 결제 내역이 공개됐다. A 씨는 김 씨의 공소사실에 포함된 2021년 8월2일 식사 모임에도 동석한 인물이다.
재판부는 "룸에서 약 9만원이 결제됐는데 따로 현금결제가 됐다고 회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 씨는 지난 6월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내가 현금으로 결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7월20일 식사 결제를 김 씨와 공범 관계인 경기도청 전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통해 결제한 것으로 의심한다. 다만 7월20일 식사 자리 혐의는 공소시효 문제로 기소되지 않았다.
김 씨의 변호인은 "이 회신자료로는 현금결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았다면 현금거래가 포스기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검찰은 "식당에서 정상적으로 매출을 입력했다는 게 상식적인 전제가 돼야지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고 현금 매출을 숨겼을 수 있다는 주장은 비상식적"이라며 "변호인이 그런 주장을 펼치려면 식당이 탈세하고 있다고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오후에는 김 씨와 같은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전 수행비서 배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의 자택 식사를 챙긴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배 씨는 "자택에 사모님(김 씨)이 안 계시고 이 대표만 있을 때 직접 식사를 챙긴 적이 한 번 정도 있다"고 증언했다. '누구한테 음식을 사오라고 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배 씨는 "제가 직접 샀다"고 답했다.
김 씨는 이 대표의 민주당 대선 경선 중이던 지난 2021년 8월2일 서울 모 식당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배우자 등 총 6명에게 10만원 상당의 식사비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 "대선 후보 배우자로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없도록 타인과 함께 식사할 경우 대접받지도 대접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을 확고히 지켜왔으며 단 한 번도 타인의 밥값을 대신 낸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배 씨가 법인카드로 식사를 결제한 사실도 전혀 알지 못한다며 배 씨와의 공모도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김 씨가 이 대표를 대선 후보로 당선시키기 위해 중진·원로 정치인 배우자들을 매수하려 한 범행"이라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선고 전 변론 재개를 결정해 이날 구형이 다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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