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에 현재까지 의사들이 추천한 위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추계위가 구성부터 난항을 겪으면서 연내 출범 목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1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의료계 외 수요자단체나 연구기관에서만 3명 정도 추계위원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추계위는 중장기 의료 수요 등을 고려한 적정 의료인력 규모를 과학적·전문적으로 정하기 위한 전문가 기구다. 의사와 간호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등 직종별로 각각 설치된다. 이번에는 1차년도 추계 대상 직종인 의사와 간호사 추계위가 구성된다. 정부는 올해 안에 추계위 출범 계획을 발표하면서 13명의 위원 중 과반인 7명을 의료계에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의료계는 사실상 추계위 불참 의사를 밝히고 위원 추천을 거부하고 있다. 앞서 의협은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등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해 현재의 의료대란을 초래한 정부가 먼저 사과하고 의료계가 신뢰할 수 있는 협의에 임할 수 있도록 분명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모든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김 정책관은 "추천 위원 중간 집계는 하지 않고 오는 18일까지 추천을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도 의대 증원 재논의에는 선을 그었지만 의사단체 참여가 있어야 의료개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도 의사단체에 추계위 위원 추천뿐만 아니라 여·야·의·정 협의체 등에 참여해 대화하자고 호소했다.
김 정책관은 "그동안 의료 이용에 불편을 겪은 국민과 고된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의료진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이제는 의료계와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할 때다. 의료계가 대화와 논의에 적극 참여할 때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개혁이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의·정 협의체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등에도 의료계가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며 "정부도 더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해 의정 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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