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가 구속 기로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오전 9시50분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도 각각 10시30분, 11시10분부터 열렸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36분께 법원에 출석한 구 대표는 '미정산 사태를 2년 전부터 알았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지 않다. 사건 발생 후"라고 답했다. 1조5950억원 상당의 정산대금을 가로챈 혐의와 금융감독원에 미정산 금액을 허위 보고한 혐의도 부인했다.
구 대표는 "피해자들과 국민 여러분께 한 번 더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재판에서 성실히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법원에 출석한 류화현 대표는 "올해 초부터 상품권 정산이 지연된 것을 알고 있었다"며 "작년 말부터 상품권을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어서 '상품권의 늪', '빚의 늪'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상품권 판매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싶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큐익스프레스 일감 몰아주기에 관여한 혐의를 놓고는 "배송비 지원은 관여한 바 없다. 큐익스프레스가 잘되기 위해 물건을 더 팔아주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 건 맞는다"고 답했다. 이어 "류광진 대표와 회생을 회피하려고 공모한 건 사실이 아니다"고 말한 뒤 법정으로 들어섰다.
10시41분께 법원에 도착한 류광진 대표는 '사태를 주도한게 구 대표라는 입장인지', '큐텐에게 지시받은 게 있는지', '금감원 허위보고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구 대표 등은 정산대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상황을 알고도 판매자들을 속여 돌려막기식 영업으로 1조5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티몬에 603억여원, 위메프에 89억여원의 손해를 입히고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대금 등으로 티메프 자금 671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이들이 미정산 사태 약 2년 전에 위기 징후를 감지하고도 2022년 말 5000억여원에 달하는 미정산 금액을 460억여원으로 축소해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사태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지난 4일 이들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구 대표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구 대표를 두 차례 소환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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