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서울 강남의 한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의대생 최모(25) 씨의 정신감정 결과 심신장애가 아니라는 감정이 나왔다. 재범 위험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최 씨의 살인 혐의 3차 공판에서 "감정 결과 심신장애가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최 씨의 재범 위험성은 높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재범 위험성 평가척도(KORAS-G)에서 12점을 받았다.
검찰은 "자기중심적 성향과 소유욕이 강하게 관찰됐고 상황이 의도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자 자신의 삶이 침해당했다고 지각한 후 피해자에 강한 적개심과 피해의식, 분노가 누적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범 위험성 평가척도는 6점 이하(낮음), 7~11점(중간), 12점 이상(높음)으로 분류된다.
다만 사이코패스는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검찰은 "최 씨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실시한 결과 10.5점이 나와 사이코패스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총 40점 만점으로, 25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최 씨는 지난 5월6일 오후 5시께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한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 A 씨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같은달 30일 구속 기소됐다. 최 씨와 A 씨는 중학교 동창으로 지난 2월부터 교제를 시작한 후 두 달 만인 4월 혼인신고를 했다. A 씨 부모가 이를 뒤늦게 알고 혼인무효소송을 종용하는 과정에서 최 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A 씨의 아버지는 8월21일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 씨가 의대 졸업 후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제가 회사를 운영하는 걸 알고 제 도움으로 병원을 마련하려고 했다"며 "딸이 유학을 갈까 봐 혼인으로 구속해 두고,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혼인신고 사실을 부모에게 말한 딸을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말했다.
최 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불안장애와 강박 등을 앓고 있어 범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7월 첫 공판에서 재판부에 정신 감정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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